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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 기자의 Eat, Play, Love] 서울에서 일본식 집밥 맛보려면

중앙일보

입력

[사진 더 플라자 일식당 무라사키]

삼계탕·장어구이·오리구이·갈비찜. 초복이었던 어제 SNS를 장식했던 요리들입니다. '복달임'(삼복에 몸을 보하는 음식을 먹으며 더위를 이기는 일) 한다며 마음 놓고 기름진 음식을 찾게 되죠. 푹 고아낸 닭 한 마리 정도 먹어야 올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말이에요. 언제가 의사 선생님께 들은 말이 생각납니다. "현대인은 영양 과잉이예요. 먹을 걸 줄여야 해요. 초복 같은 날 더 챙겨 먹던 건 과거 못 살던 시절의 일인데 잘 먹고 사는 요즘이랑은 맞지 않아요." 그러니까 복날이라고 해도 입맛 돋우는 음식 정도면 충분하단 얘기입니다.

이럴 때 좋은 게 바로 '집밥'입니다. 따뜻하게 지은 밥 한 공기에 정갈한 밑반찬, 된장국 한 그릇, 입맛 돋우는 생선이나 고기 요리 한 가지면 충분하죠. 문제는 이게 생각보다 차려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집밥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는 방송이 인기를 끄는 한 가지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집밥의 단점은 너무 익숙해서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거죠. 이럴 때 도전해 볼 만한 요리로 일본 가정식이 있습니다. 한국 밥상과 닮았지만 조금 다릅니다. 먹고 나면 속이 편안하다는 건 공통점이구요.

일본식 집밥은 미림(조림술)·간장 등을 이용하고 맵지 않아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으니 온 가족 보양식으로도 괜찮습니다. 2010년 심야식당·카모메식당 같은 일본 드라마와 영화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서도 일본 가정식을 파는 가게들이 생겨났습니다. 그중에서도 이꼬이(동부이촌동)·히노키공방(노고산동)·40키친(연남동)은 맛으로 소문난 곳들입니다.

[사진 하노키 공방 트위터]

히노키 공방은 1만원 대에 제대로 된 일본 가정식을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생선구이와 쫀득쫀득한 모찌(찹쌀떡)을 튀겨서 나베에 올려 끓인 아게모찌나베는 이곳에서 꼭 먹어봐야 할 요리입니다. 지난 5월 신촌으로 자리를 옮겨 재오픈했습니다. 골목길에 있으니 미리 위치를 확인하고 가는 게 좋습니다.

[사진 이꼬이 페이스북]

이꼬이는 일본 가정식 얘기가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는 맛집입니다. 술과 사람을 좋아하는 정지원 셰프가 '마음껏 술 먹자'는 마음으로 2011년 문을 열었다는데 맛있는 요리가 어린 아이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습니다. 드라이카레·우동샐러드·닭날개구이 까지 한 가지만 골라 추천하기 어려울 만큼 모든 요리 맛이 뛰어납니다. 매달 셋째주 금요일은 영화·드라마처럼 심야식당을 열어 영화 속 요리를 재연합니다. 밤새 마음껏 맛있는 요리와 술을 즐기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가보길 추천합니다.

최근엔 호텔도 일본가정식을 내놓았습니다. 더 플라자 일식당 무라사키는 특급호텔 일식당 중 최초로 점심 메뉴로 오반자이를 선보입니다. 오반자이는 일본 교토에서 귀한 손님에게 가정에서 대접하는 최상의 음식을 말합니다. 한 접시에 밥과 국, 요리들이 조금씩 놓여 있습니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릴 수 있도록 조리하기 때문에 담백하고 정갈합니다. 가격은 6만5000~7만5000원대입니다.

강남통신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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