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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병 개혁한 슈뢰더 총리에게 깊은 영감 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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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그리스가 제출한 개혁안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리스 경제를 위해선 긴축이 필요하다. 지금보다 더 위축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유로존 탈퇴밖에 길이 없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의 강한 요구로 이 같은 내용이 12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의 문서에 담기기도 했다.

 정작 이 말을 한 사람은 따로 있다. 한스 베르너 진 ifo경제연구소장이다. 뮌헨대 경제학 및 재정학 교수이며 독일경제부 경제자문위원회의 일원이도 하다.

 진 소장은 독일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경제학자다. “독일인 가운데 노벨 경제학상을 받는다면 그일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독일의 권위지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이 늘 1면에 인용하는 경제학자이기도 하다. 영국의 인디펜던트가 2011년 “전 세계를 바꾼 10인 중 한 명”으로 꼽기도 했다.

 실제로 그랬다. 2003년 저작인 『독일 경제 어떻게 구할 수 있는가(IST DEUTSCH LAND NOCH ZU RETTEN)』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에게 깊은 영감을 줬다. 결국 유럽의 병자였던 독일을 개조한 광범위한 개혁정책인 ‘어젠다 2010’으로 이어졌다. 공공정책 논문임에도 상업적으로도 성공해 10만 부 이상 팔렸다.

 또 2006~2007년에 발생한 미국 부동산 및 금융위기를 낳은 은행의 위기를 분석하고 세계 금융시장 개혁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제시한 『카지노 자본주의』를 두곤 독일의 경제일간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가 전 시대를 통틀어 50권의 경제서적을 뽑았는데 그중 한 권이었다. 유로가 유럽에 초래한 혼란에 관한 진단과 처방을 담은 『유로의 함정』에 대해선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가 “수십 년 동안 나온 유로에 대한 논문 중 최고”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진 소장은 1999년 ifo경제연구소장으로 부임해 연구소를 독일 최고의 경제연구소로 키워낸 탁월한 행정가이기도 하다.

뮌헨=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Hans-Werner Sinn
■ 1948년생
■ 독일 ifo경제연구소장
■ 뮌헨대 교수(재정학)
■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의 ‘어젠다 2010’ 이론가
■ 독일 신자유주의 대표 경제학자
■ 뮌스터대 졸업
■ 만하임대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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