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말춤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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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말춤은 뭔가 다르다. 가수 싸이가 대히트시킨 ‘강남 스타일’의 말춤과 달리 진짜 말이 춤을 춘다.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를 두고 “제일 고급한(고급스러운) 재주”라고 지난 2011년 평양 중앙동물원을 방문해 말한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의 이 발언을 들은 천철 중앙동물원장은 바로 말이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게하는 훈련에 돌입했다. 그는 북한중앙방송이 10일 방송한 인터뷰에서 “말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동작을 해내는 것을 목표로 훈련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지난 2012년 말부터 본격 훈련에 돌입해 우선 한 마리에 대해 기본적 말춤 동작을 완성했다며 “지금은 세 마리에 대해 여러가지 말춤 동작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천 원장의 비밀병기는 말춤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이 동물 재주를 많이 선보이라는 ‘유훈 교시’가 있었다며 “심장 깊이 유훈교시를 새기고 현재까지 10여 가지의 코끼리 재주 동작을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동물들이 30여가지 재주 동작을 부릴 수 있는 안무를 총지휘한 것도 천 원장이다.

중앙동물원은 김일성 주석의 지시로 1959년 4월30일 개원한 북한 최대 규모 동물원이다. 평양시 대성산 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현재 약 650종의 5000마리 동물들의 보금자리다. 대부분의 동물은 각국에서 김 주석에게 보낸 선물로, 김 전 위원장은 이 곳을 여러번 현지 시찰하고 관람용 자동차 물품을 전달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역시 권력을 잡고 어느 정도 안정이 된 시기인 2012년 5월 이곳을 시찰하고 개건 및 보수 공사를 지시했다. 지난해 3월에도 다시 방문해 공사 진행 상황을 체크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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