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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내달 5일 방북 … 김정은 면담은 미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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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사진) 여사가 다음 달 5~8일 북한 평양을 방문한다.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인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은 6일 “북측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개성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항공편을 이용한 3박4일 방북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당초 육로 방문을 추진해 왔다.

 김 전 장관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올해 93세인) 여사님의 건강을 고려해 항공편 방문을 제안했고, 여사님도 승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은 “그쪽에서 비행기를 보내줄지, 여기 비행기를 사용할지는 더 얘기해야 한다”고 했으나 어느 경우든 서해 직항로를 이용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방북 일정은 지난해 남북 협의단이 합의한 대로 ▶평양 백화원 투숙 ▶어린이집 방문 ▶묘향산 방문으로 확정됐다. 방북 인원 규모나 구성은 추후에 협의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 면담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하지만 이 여사와 김 제1위원장의 면담이 성사될지 여부에 대해 김대중평화센터 측은 낙관하고 있다. 이번 방북이 김 제1위원장의 초청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다.

 이 여사가 방북하려면 통일부 승인 절차가 남아 있으나 통일부는 이 여사의 방북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이날도 정례 브리핑에서 “이 여사 방북에 대해 (정부는)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방북을 성사시키게 해 준 여사님과 박근혜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며 “여사님의 방북이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걸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여사의 평양행은 올해 남북관계의 ‘골든타임’인 8·15 광복 70주년을 열흘 앞둔 시점에 이뤄지게 됐다. 동국대 김용현(북한학) 교수는 “이 여사를 통해 올해 마지막 남북관계의 불씨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초 7월 방북을 희망했으나, 꼬일 대로 꼬인 남북관계가 어느 정도 진정될, 광복 70주년을 목전에 둔 8월 초에 방북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를 극대화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여사의 방북은 지난해 말 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내 김정일 국방위원장 3주기에 조화를 보낸 데 대해 사의를 표하면서 추진됐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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