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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느님’ 위에 ‘티느님’ 있었다?… 공룡에 관한 8가지 논쟁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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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사진 영화 `쥬라기월드` 스틸컷]

 
스티븐 스필버그의 역작 ‘쥬라기 공원’을 오마주해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쥬라기 월드’가 한국에서 개봉 20일 만에 450만을 돌파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쥬라기 월드’의 작품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거운 가운데 영화의 주인공인 ‘공룡’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쥬라기 월드’의 원작 ‘쥬라기 공원’에서는 공룡과 같은 시대에 살았던 모기에서 DNA를 추출해 공룡을 복원한다. 이 설정은 과학적으로 얼마나 근거가 있을까. 미국의 온라인 종합 정보 웹사이트 어바웃닷컴(www.about.com)에 칼럼을 기고하는 공룡 전문가 밥 슈트라우스는 공룡에 관한 8가지 논쟁을 소개한다.

1. 공룡은 온혈동물이다?
온혈동물이란 체내에서 열을 생산해 온도를 유지하는 동물이다. 반대로 냉혈동물은 체내에서 열을 생산하지 못하고 햇빛 등 외부에서 열을 얻는 동물을 말한다. 온혈동물은 체내에서 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행동이 잽싼 반면 냉혈동물은 그렇지 못하다. 포유류·조류 등이 온혈동물인 반면 파충류·양서류 등은 냉혈동물에 속한다. 이전의 고생물학자들은 공룡이 냉혈동물일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70년대 로버트 베커 박사가 공룡이 온혈동물일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논쟁에 불이 붙었다. 일각에선 그들은 냉혈도 온혈도 아닌 ‘중온동물’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논쟁이 가열됐다. 현재는 공룡이 온혈동물이라는 주장이 중론이지만 아직 논쟁이 끝난 건 아니다.

2. ‘치킨맛 티라노사우루스’… 현재의 조류는 공룡이 진화한 것?
현재의 조류가 과거 공룡이 진화한 것이라는 설이 현재 힘을 얻고 있다. 공룡알 화석과 같이 발견돼 ‘알도둑’으로 오해받았던 공룡 ‘오비랍토르’의 화석이 사실은 조류처럼 알을 품고 있던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으며, 일부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에서 깃털이 발견되면서 공룡이 현재의 조류와 가깝다는 주장이 중론이 됐다. 최근 과학자들이 티라노 사우루스의 뼈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분석한 결과 현재의 닭과 비슷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를 두고 영국의 한 매체는 ‘티라노 고기는 치킨 맛이었을 것’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현재 ‘치느님’의 원조는 ‘티느님’이었던 셈.

3. 공룡은 어떻게 섹스를 했을까… 공룡의 성생활은?
공룡이 섹스하고 있는 화석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과학자들도 정확히 알아내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생식기’를 공룡들이 갖고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몸집이 거대한 것으로 유명한 ‘아파토 사우루스’, ‘산퉁고 사우루스’ 등은 몸을 지탱하는 것만으로도 놀라운데 어떻게 성생활을 누렸을지 정말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미국의 한 고고학자는 공룡이 멸종한 이유가 거대한 몸집으로 인해 성생활을 영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4. 모기 피에서 추출한 DNA로 공룡을 복원할 수 있을까?
영화 ‘쥬라기 공원’에선 모기 화석에서 추출한 DNA로 공룡을 복원한다. 이것이 실제로 가능할까.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DNA는 연약한 분자구조를 갖고 있어서 모기가 공룡의 피를 빨 때부터 이미 분해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렇게 연약한 DNA가 화석이 됐다면 더욱 온전할 리 만무하다. 그러나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에서 발견된 매머드 화석에서 온전한 유전자를 추출하게 되면서 매머드를 복원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5. 닮아도 너무 닮았다… 다른 공룡이냐, 성장 단계냐
‘드라코렉스’와 ‘파키세팔로사우루스’, ‘토로사우루스’와 ‘트리케라톱스’. 이들은 지금껏 다른 종류의 공룡으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비슷한 점이 너무 많아 최근엔 이들이 ‘성장단계가 다른 같은 공룡’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이 서로 먼 친척 사이일지, 같은 공룡의 다른 성장단계일지는 고생물학자들 사이에서 논쟁이 되고 있다.

6. 브론토사우루스 논쟁
19세기 말 미국 예일대의 마시 박사가 발견한 ‘브론토사우루스’와 ‘아파토사우루스’는 철저한 검증 없이 학계에 발표되면서 서로 다른 속(屬)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20세기 초에 두 공룡의 뼈 구조가 같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아파토 사우루스’ 속으로 통합돼 ‘브론토사우루스’는 이름만 존재하는 허구의 공룡이 돼 버렸다. 이후 100년 넘게 논쟁이 지속되다가 지난 4월 포르투갈·영국 연구진의 연구 결과 두 공룡의 차이점 10가지가 발견되면서 ‘브론토사우루스’는 독자적인 속(屬)으로 인정받았다. 성급한 것으로 보였던 마시 박사가 결국은 옳았던 것.

7. 용각류(목 긴 공룡)는 어떻게 목을 지탱했을까.
‘아파토사우루스’나 ‘브라키오사우루스’는 용각류(Sauropoda)에 속하는 공룡이다. 기린처럼 목이 길고 몸집이 거대하다. 특히 ‘브라키오사우루스’는 목 길이만 9.5m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연 이들이 커다란 몸집과 함께 긴 목을 어떻게 지탱했는지 과학자들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또한 목이 길어서 심장까지 피를 전달하려면 일반적인 심장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독특한 구조의 심장을 가졌을 거라고 추측되고 있다.

8. 공룡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미국의 ‘크리스찬 어게인스트 다이노소어’
발견된 공룡 화석만 수만 점에 이르는데 이건 웬 뜬금없는 주장일까. 종교인으로 구성된 미국의 시민단체 ‘크리스찬 어게인스트 다이노소어’는 성경에 근거해 지구 상에 공룡은 존재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자세한 주장은 웹사이트(http://www.christiansagainstdinosaur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경진 인턴기자 oh.kyeo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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