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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홍어·민어' 보양식 모임으로 '해빙모드' 맞은 문재인·이종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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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하면 ‘재인’으로, ‘재인’ 하면 ‘문’으로 화답해주십시오.”

사무총장 등 당직인선을 놓고 문재인 대표와 갈등을 빚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건배사로 문 대표의 이름을 외쳤다. 당 소속 의원 50여명은 문 대표의 이름으로 화답한 뒤 ‘만세삼창’을 했다. 의원들이 환호하자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는 양복 재킷을 벗어버리고 밝은 표정으로 팔을 걸어 ‘러브샷’을 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을 7월6일 본회의에 상정한다고 밝혔던 30일 오후. 새정치연합 의원 50여명이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원혜영 의원의 자택에 모였다. 원래 지난해 여름 기획됐다가 세월호 사고로 무기한 연기됐던 ‘여름보양모임’이라는 비공식 행사다.

이날 모임엔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 등 ‘투톱’을 비롯해 당내 계파를 초월한 50여명 의원 참석했다. 대표적 ‘호남계’로 전남 무안ㆍ신안군을 지역구로 둔 이윤석 공동 원내수석부대표가 공수해온 홍어와 민어가 테이블에 올랐다. 이 원내대표가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에 반발하며 원내대표 업무를 제외한 당무를 거부하고 있었지만, 이날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이 원내대표의 ‘문재인’이라는 건배사에 대해 문 대표도 “제가 ‘이’라고 하면 ‘종걸’로 답해달라”며 ‘이종걸 건배사’로 화답했다. 문 대표는 참석한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대표 사기 좀 챙겨주세요”라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 복귀할지”를 묻는 질문에 “나중에 얘기하자”면서도 환하게 웃었다.

오랜만에 야당 ‘투톱’의 화기애애한 모습이 연출됐지만, 이 원내대표의 당무 복귀는 미정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비노현계 3선 이상 중진들과 만나 최고위 복귀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회동을 마친 뒤 그는 “당직 인선 과정이 신뢰하고 통합해서 앞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생각이 아니라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지금까지 보여졌던 많은 모순들을 폭발시켰다”면서도 “이미 결정된 것을 개선하기 위해 원내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그 결단을 지지한다는 의원들이 많았다”고 했다. 1일 최고위 참석 여부에 대해선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조만간 문 대표와 만나겠다. 앞으로 총선 승리를 위해 우리 과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며 복귀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지상ㆍ위문희 기자 ground@joongang.co.kr
[사진 최민희 의원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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