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혜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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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인류역사 최초의 인공혜성이 27일 지구상 10만km 상공에서 붉고 푸른 색깔의 긴 꼬리를 내며 15분간 하늘을 날았다.
그 꼬리 길이는 달 직경의 10배인 4만9천8백여km나 됐다. 사람이 우주에 그려놓은 그림치고는 가장 크고 멋진 것이었다.
그 인공 혜성은 이미 발사돼 있던 서독의 인공위성에서 발사된 2개의 바륨기체통이 태양풍과 충돌해 만든 작품이었다.
그러나 그 작품제작의 목적은 분명한 의도를 갖고 있었다.
우주의 플라스마가 먼지와 가스와 어떻게 작용해 혜성 또는 항성을 만드는가, 플라스마는 핵융합에너지 이용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태양풍은 어떻게 지구와 인공위성간의 통신을 방해하며 지구기상에 영향을 끼치는가를 연구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참여한 나라는 미·영·서독 3국이고 이들은 각기 1개씌의 인공위성을 이미 지구궤도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소요비용은 7천8백만달러. 바륨과 구리통만도 24만달러였다.
단 15분간 관측된후 우주속으로 사라진 인공혜성의 값치곤 대단한것이다.
혜성의 이름은 여러가지다. 살별. 꼬리별, 장성, 소성이다. 때로 자성, 요성으로도 불렸다. 그리스말로 긴머리털을 뜻하는 코메테스에서 「털이 있는 별」(stella cometa), 또는 코메트란 이름이 생겼다.
말그대로 혜성은 머리와 꼬리가있는 별이다.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꼬리가 없고 기체가 얼어붙은 핵만으로 돼있다.
태양에 가까와지면 태양열로 핵에서 기체가 발생해 꾜리가 생긴다. 혜성은 태양을 초점으로한 타원, 포물선, 쌍곡선궤도를 갖는다. 타원이 무한히 길어진 것은 한번 지나간후 다시 오지 않는 것도 있다.
혜성의 관측기록은 2천년전부터 비롯했다. 신라 혁거세왕9년 (BC49년)3월 혜성이 ,왕랑이란 별자리에 나타났다는 기록이다. 그때 중국의 기록도 있다. 또 로마의 「케사르」 가「폼페이우스」를 공격하는 전쟁중 「무서운 별」이 나타났다는 기록도 있다.
『삼국사기』엔 삼국시대에 모두 57회의 혜성관측 기록이 보인다. 중복을 빼고 보면 모두 몇회. BC49년부터 AD908년의 1천년간 관측기록으론 중국이외의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것이다. 그것들이 흉사와 연결지어졌던 것도 인상적이다.
85년은 헬리 혜성을 맞는 해다. 76년을 주기로 찾아오는 이 진객은 내안관측이 가능하다. 혜성이 불길을 느끼기 보단 흥미를 높이는 시대다.
인공혜성까지 날려보내는 인간이 다만 인간자신을 들여다보는데는 소홀할까 두렵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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