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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삶의 질 높여라’ 가족까지 챙기는 기업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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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봄나들이 행사가 열렸다. 임직원과 가족 등 6만3000여 명이 방문했다. 사진은 삼성 임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디지털시티 곳곳을 둘러보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일과 삶의 균형’. 조직원이 일하기 즐거운 기업의 생산성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더 높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국의 경제전문지인 포춘이 올해로 18년째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Fortune 100 Best Companies to Work ForR) 리스트를 선정해 발표하는 이유다.

‘훌륭한 일터(GWP·Great Work Place)’란 단어를 체계화한 로버트 레버링 훌륭한일터재단(Great Place to WorkR Institute) 창업자는 GWP를 ‘구성원들이 상사와 경영진을 신뢰하고, 자기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함께 지내는 구성원 간에 일하는 재미를 느끼는 일터’로 규정했다.

여기에 일하기 좋은 직장의 조건으로는 가족친화적이면서 여직원들의 모성을 보호하면서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이 구현된 곳이다.

우리 기업들도 이같은 추세에 맞춰 꾸준히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훌륭한 일터를 만드는데 있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역시 소속 직원들이 가족과 유대감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사내 임직원과의 소통은 물론 임직원 가족과의 소통에도 힘을 쏟는다. 이 회사는 온라인 가족 커뮤니케이션 포털인 ‘패밀리삼성(www.familysamsung.com)’을 오픈해 운영 중이다. 직원 가족은 이 포털을 통해 회사와 관련한 다양한 궁금점을 해소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직원들의 정시 퇴근(오후 5시30분)을 권장하는 ‘스마트데이’ 제도를 시행 중이다. 2011년부터는 유명 가수와 뮤지컬 배우 등을 초청해 기아차 및 협력사 임직원 가족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펼치는 ‘H-페스티벌’을 실시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지난 2009년부터 전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아빠는(엄마는) 기아인’이라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기아차 임직원이 초등생 자녀 학급에 찾아가 자동차 이야기 등을 해주는 식이다. 현재 연 120여 명의 기아차 직원들이 자녀의 학교를 찾고 있다.

GS칼텍스는 가족과 함께 하는 여가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2주간의 재충전의 기회를 보장한다. GS칼텍스에서는 또 직원들이 직장 및 가정에서 느끼는 고충을 해결하 수 있도록 회사가 전문가들과의 상담을 주선하는 구성원상담프로그램(EAP)을 진행 중이다.

가족만 챙기는 게 아니다. 직원들의 삶의 질도 꼼꼼히 챙긴다.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구내식당을 다양한 ‘건강 밥상’을 꾸며 운영한다. 서울 서초사옥에선 아침에 일반식사뿐 아니라 컬러푸드인 야채와 과일로 100% 착즙한 건강 음료가 나오다. 중식에는 저염과 저칼로리 식단 중심의 ‘자연담은 밥상’ 코너를 운영한다.

직원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기업도 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대표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05년부터 상담 코칭센터인 ‘하모니아’를 운영하면서 경력개발과 역량개발·가족상담·생활상담 등 4개 분야에 대해 상담 및 코칭을 해준다.

롯데그룹은 2013년 그룹 내 개인의 개성과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에 따른 차별을 없앤다는 취지의 ‘롯데그룹 다양성 헌장’을 제정했다. 롯데는 또 전 계열사에 ‘라이프사이클 복지제도‘를 도입해 결혼과 출산, 자녀결혼과 은퇴같은 개인 생애주기 및 연령별 필요에 맞춘 복지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신세계는 임직원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피트니스 센터를 사내에서 운영한다. 이마트는 본사 14층,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인근 메사빌딩 13층에 최고급 시설의 피트니스 센터가 있다. 지난 2011년 4월에는 업계 최초로 임직원이 퇴직한 뒤에도 10년간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일하는 방식을 똑똑하게 바꾼 기업도 있다.

두산중공업은 직원이 위치한 장소와 시간에 관계없이 업무를 볼 수 있는 VDI(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 시스템을 구축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자율 출퇴근 제도인 ‘ABC워킹타임’과 영업사원의 현장 출퇴근제 등을 운영해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일하기 좋은 일터의 조건으로 모성보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SK그룹은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SK는 2013년 하반기에만 250여 명의 경력단절 여성을 계열사인 SK텔레콤의 시간선택제 상담사로 채용했다. 이들은 정규직으로 종일제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보수와 복리후생, 승진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 받는다. 최근에는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도 시간선택제 근로자 채용을 적극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등 일부 관계사는 초과근무 제로(Zero)제를 운영하면서 임직원들의 저녁 시간을 보장하고 있다. 포스코는 광양과 포항 서울에 총 400여 명이 넘는 원아를 수용할 수 있는 어린이집을 각각 개관해 운영 중이다.

CJ그룹은 임신초기부터 출산 이후 만 1년까지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모성보호 플렉서블 타임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난임 부부를 위한 시술 비용 지원과, 유산시 휴가 보장 제도도 운영 중이다.

여성 직원 비율이 높은 효성그룹의 계열사 효성ITX는 유연근로제와 시간제 일자리, 선택적 일자리같은 다양한 근로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워킹맘의 천국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여초 기업(여성비율 55%)으로 임신인지를 알았을 시점부터 휴직 기회를 부여한다. 육아휴직 후 복직자의 조기업무적응을 돕는 복직자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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