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속도는 마음가짐에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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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나이 한살 더 먹는다고 육체가 그만큼 노쇠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제 며칠이 지나면 누구나 한 살씩 나이가 늘게 된다.
그 중에서도 중년이 넘은 사람이나 30대에서 40대, 40대에서 50대, 50대에서 60대로 접어드는 사람들은 「한살」이라는데 특별한 의미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인간의 육체는 극히 일부 기관을 제외하고는 30세에서 70세까지 40년간 그렇게 많이 노화되지는 않는다. 문제가 있다면 오히려 마음 쪽이다. 『이제 늙어가는구나』 하는 마음이 면역체계등을 약화시켜 정말로 사람을 늙게 하는 것이다.
여러가지 인체기능이나 나이가 듦에따라 쇠퇴하는것은 필연적인 노화과정의 하나다. 인체의 기능은 서서히 감퇴해 노변기가 되면 예비력이 저하되고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감소하며 사물의 변화에 대한 반응도 둔화된다.
그러나 이들 기능들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긴 세월을 통한 지극히 느린 속도의 감퇴라는 것이 미 국립 노화연구소 (NIA)의 최근 자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표> NIA는 최대 폐활량등 8개항에 대해 30대부터 70대까지 10년 단위로 그 기능의 감소도를 조사했는데 70대의 기능이 30대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심각하게 생각할 것 까지는 없다는 결론을 내놓고 있다. 평소의 건강관리나 건강에 대한 관심에 따라 개인차가 크기 때문이다.
최대 폐활량의 경우 30대에서 6·84ℓ, 40대에서는 6·16ℓ로 10%가 감소되고 50대에서는 5·13ℓ, 60대에서는 4·l0ℓ, 70대에서는 30대의 절반인 3·42ℓ로 줄어든다.
정지때 심장박출량은 30대에서 4·10ℓ, 50대에서 3·65ℓ, 70대에서 2·94ℓ로 40∼50대에서는 10년 전에 비해 6%, 60∼70대에서는 9∼10%정도 각각 감소한다.
운동때 최대심박수는 30대가 분당 2백회를 보이나 40대는 1백82회, 50대는 1백71회, 60대가 1백59회, 70대가 l백50회를 나타낸다.
심박출효율은 30대의 기능을 1백으로 했을때 50대가 80, 70대가 70으로 40년간 30%정도 감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심장의 기능이 가령에 따라 떨어지는것은 콜레스테롤의 양이 많아지고 이것이 혈관의 통로를 좁혀 혈액의 순환속도가 늦어지면서 심장에 더 많은 부담이 가는 때문이다.
기초대사율의 경우 30대를 l백으로 했을때 40대에96, 50대에95, 60대에 93, 70대에90으로 40년간 10%의 감소를 보이고 있다.
기초대사율이 감소하고 활동도 감소함에 따라 지방축적의 기회는 연령증가와 함께 더 많아지게 되는 셈이다.
근육강도의 경우 70대에서는 30대의 88%수준이며 근육협조기능은 75%정도.
또 30∼40대의 청력은 가청최대 진동수가 l만5천 정도이나 50대에는 1만2천, 60대에서는 1만, 70대에서는 6천 정도로 떨어진다. 그러나 대화때의 주파수는 초당 4천사이클 이하이므로 일상대화에서 불편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한편 장기별 기능비교에서 30대를 1백으로 했을때 50대, 70대의 기능은 뇌가 96, 93, 혈관이 93, 90, 간이 97, 90으로 40년간 감소율이 10%를 넘지 않는다.
이에 비해 폐는 70, 49로 가장 많은 기능저하를 보였으며 이밖에 심장이 80, 71로 신장이 81, 75의 기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록 이들 장기나 인체기능이 저하되긴 하지만 노년으로 갈수록 정신활동은 극치를 이뤄 나간다. 그래서 노화를 정신성장과정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서 더해가는 정신활동의 원숙성은 젊은이가 갖지 못하는 최대의 특권이기도 한 것이다.<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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