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는 만드는 게 아니라 '기르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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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자라는 어느 곳에서든, 가구를 기를 수 있습니다.”

가구 모양의 나무를 길러 파는 회사 ‘풀그로운(Full Grown)’의 공동 창업자 가빈 문로의 설명이다. 영국 BBC는 최근 ‘자연과 동화된 가구’를 만드는 업체 풀그로운과 문로를 집중 조명했다.

문로가 소유한 더비셔의 농장에는 올해 말 수확할 나선형 모양의 램프 나무와 의자의 모습을 한 나무가 자라고 있다. ‘가구를 기른다’는 발상의 전환은 그의 유년 시절에서 나왔다. 영국 인터넷 매체 쿼츠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문로는 어렸을 적 어머니가 기르던 분재 나무가 스스로 의자 모습을 띄면서 자라는 걸 인상깊게 봤다. 또 교정기구에 의지해 척추 교정술을 받았던 경험도 아이디어의 시작점이 됐다고 말했다.

먼로가 가구를 성공적으로 ‘기를’ 때까지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쳤다. 마침내 2010년 버드나무를 이용해 의자 모양의 나무를 기르는 데 성공했다. 지인에게 5000파운드의 지원을 받은 그는 잔디 깎는 기계, 나무 모양의 틀 등 기초 장비들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나무 재배에 들어갔다.

나무를 보살피고 관찰해 가구를 기르는 데 드는 시간은 최소 6~8년. 가구 제작보다는 10배가 넘는 시간이 걸린다. 그는 “와인과 위스키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제품에) 만족할 것”이라며 “성숙해지는 과정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석원 인턴기자(광운대 신문방송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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