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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주 상한가 행진 ‘우선 멈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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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가격 제한폭 확대 이후 열일 이어지던 우선주 상한가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25일 태양금속우선주는 전날보다 29.97% 하락한 48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단기 과열 종목으로 지정돼 거래가 정지된 지난 18일을 제외하고 12일부터 8거래일간 상한가를 기록하다 이날 하한가로 급선회한 것이다. 이 종목 뿐이 아니다. 우선주 대부분이 하한가까지 급락했다. NPC우선주는 25.71%, 계양전기우선주는 29.44%, 진흥기업우선주는 21.89% 하락했고, SK네트워스우선주는 30% 급락하며 4만2000원으로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5일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된 후 우선주 시장의 상승세는 도드라졌다. 삼성증권이 15일부터 23일까지 코스피 종목별 누적 주가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상위 10개 종목 전부 우선주였고, 상위 30개 종목 중엔 25개가 우선주였다. ‘가격 제한폭 확대의 최대 수혜주는 우선주’라는 말까지 나왔다. 우선주가 제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 건 유통 주식수가 적었기 때문이다. 김태현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가격이 싸고 배당률이 높아 저금리 상황에서 인기가 좋은 종목”이라며 “그러나 최근엔 유통 주식 수가 적은 와중에 사려는 사람이 몰리면서 기업 가치와 상관 없이 주가가 몇 배 이상 올랐다”고 설명했다. 수급에 의해 주가가 급등하면 적정 주가를 산정하기 어려워 어느 정도 가격이 정점이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게다가 우선주처럼 유통 주식 수가 적으면 매도 물량이 조금만 늘어도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 25일 우선주가 급락한 것도 수급 때문이다.

 우선주의 상승세를 꺽어 놓은 건 한국거래소였다. 전날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우선주 등 저유동성 종목 거래에서 폭탄 돌리기식 투자 행위가 나타나면서 주가가 이상 급등하고 있다”며 “불공정 거래 행위가 확산되지 않도록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때문에 투자자들이 서둘러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매도 물량이 급증, 주가가 하한가까지 곤두박질친 것이다.

 전문가들은 가격이 오른다고 무작정 사고 보는 ‘묻지마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시대에 우선주는 투자 매력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기업 가치와 무관하게 수급에 의해 급등한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을 구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언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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