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 문건 진실은 뭔가] 권광진 쿡에너지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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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유전개발 사업을 최초로 계획했던 권광진 쿡에너지 대표는 지난 13일 밤 본지 기자와 두 시간 동안 만난 자리에서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이 이 사업에 개입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다만 그는 이 의원을 직접 만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이 의원이 이번 사업에 연관돼 있다고 보나.

"이 의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연관(인발브)돼 있었다."

-지금까지 이 의원은 관계없다고 말하지 않았나.

"당초 이 문제가 정치 쟁점화하는 것을 우려해 그가 관련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행동을 보고 화가 났다. 이 의원은 왜 '사업성이 있어서 이 사업을 추진했으나 여러 문제가 생겼다'고 당당하게 밝히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말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확실한 것은 이번 사업과 관련해 이 의원 측과 수없이 접촉해 얘기했다는 것이다. 특히 그쪽 요청으로 지난해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전에 이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20여 일간 정신없이 관련 자료를 작성했다."

-이 의원을 직접 만나 사업을 상의했나.

"직접 만나지는 않았다. 전대월 하이엔드 대표가 접촉했다. 대통령의 일정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철도공사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 사업이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과 어떤 관련이 있나.

"당초 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때 조인식을 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전 대표가 수시로 이 의원 측과 접촉하며 시간을 맞춰 달라고 날마다 닦달했다. 대통령도 러시아 방문 때 직접 이를 언급하기로 돼 있었다."

이 의원 "권씨 고소할 것"

한편 이 의원은 "권씨의 주장은 모두 사실과 다르다. 권씨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권씨는 내가 유전개발을 주도했다고 하지만 그러려면 적어도 그 과정에서 나를 만나 사업 내용을 들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권씨와는 일면식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의 외국 방문은 수개월 전에 의제가 결정되는 일이다. 결정 주체도 민간인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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