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의 실용주의" 뿌리내리기 "대역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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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현대화를 향한 중공의 의지는 마침내 전통적 지배기구인 중국공산당을 수술대위에 올려 놓았다.
중공당중앙위원회는 24일4천만 전체당원에 대한 당원재등록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전면적인 정당작업에 나실것임을 선언했다.
중공은 지난 82년12월에 채택한 새헌법을 통해 체제를 당우위에서 혜법우위로 바꾸긴 했으나 아직도 당이 실질적인 지배기구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
실용주의 노선을 내건 최고실권자 등소평의 등장이래 각 분야에서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중공으로서는 필연적으로 당을 수술해 반대파를 제거하고 젊은 층에 자리를 넘겨주어야할 과제를 안고 있었다.
결국 이번의 정당작업은「현대화」라는 대하의 흐름을 고르게 하기 위해 그 원천인 상류의 물을 거르고 물줄기를 바로 잡는 대역사인 셈이다.
중공당은 이미 새로운 당노선과 지도체제를 거의 확정한 78년12월의 11기 3중총회이후부터 당조직및 당원에대한 개편작업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특히 82년9월의 12차 당대회에서 당시 당주석이었던 호요방(현당총서기)은『당풍의문제는 정권의 자리에 있는 당의 생사존망에 관련된 문제』라는 진운정치국원의 말을 인용, 『당풍을 근본적으로 호전시키기 위해 당중앙은 83년후반부터 3년간 수차례에 걸쳐 당의 작풍및 조직에 대해 전면적인 정돈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정당작업을 예고했었다.
그리고 83년10월의 12기 2중총회가 「정당에 대한 결정」을 채택 함으로써 본격적인정당에 착수했던 것이다.
9개항으로 구성된 이 결정에 따르면 중공당은 문혁·봉건잔재의 영향을 배제하여 사상통일·규율강화·조직순화를 꾀하기 위해 83년말부터 우선 84년말까지 당중앙·1급행정구역·군의 당조직에 대해, 그리고 그다음 하부조직에 대해 정당을 추진하는 것으로 돼있다.
따라서 이번. 중공당의 재등록실시발표는 이 결정이 계획대로 실행에 옮겨지고 있으며 이미 1단계작업이 완료되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지난해의 결정은 또 정당작업이 사전에 그 숙청규모를 정하지 않고 당의 노선에 반대하는 자와 「3부유」,즉①임표·강주등 반혁명집단에 추종하거나 「조반」(반대파를 자본주의자로 규정해 매도했던 문혁기간중의 슬로건및 운동)에 참여해 지위가 높아진 자②파벌의식이 강한 자③구타·파괴·강탈분자등을 대상으로 한다고 밝혔었다.
다시말해 등소평의 노선에 반대하는 극좌파및 문혁잔재세력, 그리고 당원의 지위를 이용해 부정부패를 일삼는 자들을 당에서 내몰겠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정당작업은 4천만당원중 문혁기에 입당한 약 1천8백만명에게 초점이 모아질 것으로 관측통들은 전망하고 있는데 호요방은 최근서방기자들에게 전체당원의1%인 약40만명이 제거될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정당을 추진할 당기율검사위원회의 지침은 이번 재등록을 통해 『당원으로서 부적합하다고 간주되는 사람은 자격을 박탈당하게 되며 범죄자는 처벌될것』이라고 설명하고 이 작업이 『1개월 안에 모두 끝날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침은 그러나 정당작업이 징벌 대상자들의 자기변호를 허용, 『반성및 재교육의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며『대부분의 당원이 과업수행에서는 큰 과오를 저지르지 않은것 으로 간주되고 있는만큼 판단기준은 이데올로기측면에 주어져야 할것』이라고 말해숙당바람이 의외로 세차지는 않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정당이 예상대로의 성과를거두게 되면 등의 실용주의는 더욱 거침없이 대하를 흐를것이다. <이재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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