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마디] “재물을 탐하면 추해 보이지만 책을 탐하는 건 아름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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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을 탐하면 추해 보이지만 책을 탐하는 건 아름답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서는 향기가 느껴진다. 책에 담긴 선인들의 지혜가 그대로 우러나오는 듯하기 때문이다."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고서(古書)들의 과거사(過去史)-이규용 애장서책 400선』

엊그제 69세로 타계한 형 이규용(전 MBC 프로덕션 이사)을 추모하는 동생의 찬사는 애틋합니다. "내가 본 형님 방은 항상 책으로 꽉 차 있었다. 오랫동안 보관되어 온 책들의 냄새로 가득했다.(…) 형님은 이렇게 사 모은 책을 잠시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이규용 선생은 평생 몸 가까이 두며 애지중지 손때 묻은 애장도서 4000여 권을 2010년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아무 조건없이 기증했습니다. '살맛 나는 광고의 세계를 공개한 최초의 산문집'으로 평가받은 『들은 풍월』등 저서 몇 권을 세상에 남기고 그는 천국의 장서가가 되려 눈을 감았습니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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