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최대 컬렉션” 애플뮤직, 안드로이드 사용자도 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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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전세계 10억명이 넘는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 ‘애플 경험’을 제공하기로 했다. 애플이 이달말 출시할 음악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을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에게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에서만 애플 서비스를 제공해온 애플의 ‘iOS 온리(Only)’ 전략이 큰 전환점을 맞았다.

애플은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에서 세계개발자대회 ‘WWDC 2015’를 열고 월10달러짜리 무제한 음악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을 공개했다.

애플은 “지구상 최대 규모, 최고 다양성을 자랑하는 음악 컬렉션을 애플뮤직에서 선보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애플뮤직은 30일부터 100개국에서 iOS용 앱으로 출시된다. 3개월 무료 이용후 4개월째부터 월9.99달러에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계정 하나를 가족 6명까지 월 14.99달러에 이용할 수도 있다. 광고를 보는 대신 무료로 음악을 듣는 무료서비스는 없다. 경쟁자인 스포티파이나 판도라와 애플뮤직이 다른 점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애플이 애플뮤직을 아이폰, 아이패드, 맥, 아이팟터치 같은 iOS기기 뿐만 아니라, 올 가을부터는 안드로이드 휴대폰에서도 즐길수 있도록 개방했다는 점이다.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PC 운영체제인 윈도에서 작동하는 아이튠스나 아이클라우드를 제공하기는 했지만 모바일에서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애플 서비스를 오픈하기는 처음이다.

PC 생태계에서 MS를 무시할 수 없었듯, 모바일 생태계에서는 안드로이드의 거대한 시장 규모를 애플이 무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쟁이 치열한 스트리밍 음악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빼고 iOS 기기 사용자들에게만 서비스를 공급해서는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모바일 윈도OS만 고집하던 MS가 지난해부터 MS오피스를 안드로이드와 iOS에도 모두 제공하며 플랫폼 장벽을 넘어서는 시도를 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애플의 생태계 확장 시도는 애플뮤직 외에도 더 있었다. 이날 애플은 자체 개발한 프로그래밍 언어 스위프트를 올해 연말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리눅스도 지원한다고 밝혔다. 개발자들이 리눅스OS에서도 스위프트를 사용해 앱을 개발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개발자들을 애플 품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다.

팀 쿡은 이날 ”애플의 앱 다운로드 건수가 1000억건을 돌파했다”고 밝히며 애플의 개발자 생태계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는 구글(500억건)의 2배다.

구글도 애플 사용자를 노리는 건 마찬가지다. 구글은 지난달 말 개최한 개발자회의 구글I/O에서 저장용량 제한이 없는 무료 앱 '구글포토'를 iOS용 앱으로도 출시한다고 밝혔다.

◇애플뮤직은 24시간 글로벌 라디오 겸 개인맞춤형 뮤직서비스

애플뮤직은 지난해 애플이 인수한 큐레이션 기반 음악서비스 비츠뮤직과 아이튠스 라디오를 결합했다. 애플의 에디 큐 인터넷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수석부사장은 “우리는 음악을 사랑한다”며 “애플뮤직 단 하나의 앱으로 혁명적인 스트리밍 서비스와 전 세계 라디오 생방송, 팬과 아티스트의 흥미진진한 교감까지 음악을 즐기는 모든 방법이 애플뮤직에서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애플뮤직은 전문 DJ가 플레이리스트를 골라주는 ‘큐레이션’ 서비스와 24시간 전세계에서 들을 수 있는 라디오서비스 ‘비츠원’(Beats1), 아티스트와 음악 팬이 타임라인 형태의 소셜SNS로 교감할 수 있는 ‘애플뮤직@커넥트’(@connect)가 핵심 기능이다.

스타 랩퍼 드레이크 등이 DJ로 참여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는 사용자의 선호도를 기반으로 음악을 추천해주고, 음악을 듣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큐레이션 수준도 좋아진다. 애플의 음성비서 시리(Siri)도 애플뮤직에 탑재됐다. 가령, 시리에게 ”1994년 최고의 노래를 틀어줘”, “2011년 2월 차트 1위 노래가 뭐였지?”라고 물어보면 시리가 해당 음악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바로 노래를 재생해준다.

라디오 생방송채널인 비츠원은 로스앤젤레스의 재인 로우(Zane Lowe), 뉴욕의 에브로 다든(Ebro Darden), 그리고 런던의 줄리 아데누가(Julie Adenuga)와 같은 영향력있는 DJ들이 이끄는 24시간 음악청취 서비스로 운영된다. 100여개국 이상에서 들을 수 있다. Beats 1은 또 독점 인터뷰, 게스트 초대코너, 음악계 최신 소식 등을 전할 예정이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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