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찰차 타고 귀가려고"…경찰에 거짓 신고한 30대 입건

중앙일보

입력

지난 달 30일 오후 11시50분쯤 112에 한 남성의 다급한 전화가 왔다. 이 남성은 "모르는 남성 4명이 나에게 복면을 씌워 어디론가 끌고 와 폭행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경기 부천 오정경찰서는 강력팀 형사들과 지구대 직원 등 20명을 동원해 신고가 접수된 오정구의 한 버스정류장으로 출동했다.

현장에서 발견한 것은 술에 취한 이모(30)씨 였다. 이씨는 경찰에게 "복면을 씌운 남성들이 떠나면서 5분 후에 복면을 벗으라고 했다. 복면은 버렸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횡설수설하는 이씨를 의심하면서도 주변에 순찰차를 배치하고 주변을 집중 수색했다. 하지만 납치를 당했다는 이씨의 몸에선 폭행·저항 흔적이 없는 등 수상한 점이 많았다. 주변 폐쇄회로TV(CCTV)에서도 범행 장면이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씨를 집중 추궁해 허위 신고라는 자백을 받아냈다. 이씨는 "택시비가 부족해 순찰차를 타고 귀가하려고 거짓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를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부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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