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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에 속타는 농장주들…"문닫을 판"

미주중앙

입력

가뭄으로 땅이 말라가듯 농장주들의 속도 바싹 타들어가고 있다.

물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남가주 지역에도 아예 문을 닫거나 수확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농장들이 늘고 있다. 물값으로 인한 비용부담 증가는 말할 것도 없다. 특히 체리 시즌(5~6월)을 맞아 매년 개최하던 체리픽킹(cherry picking) 이벤트를 축소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농장들도 늘고 있다.

가뭄에 이상기후까지 겹쳐 수확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레오나밸리에 있는 코프랜드 체리 농장은 '이상기온으로 올해는 체리픽킹 이벤트를 할 수 없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같은 지역의 빌라델솔 체리농장은 "올해는 수확량이 너무 적어 제한적으로 체리픽킹 행사를 한다"고 밝혔다. 몇몇 농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농장은 체리픽킹 행사를 이미 끝낸 상태다.

LA인근의 한인 농장주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그나마 지하수를 사용하는 농장들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하지만 수돗물을 사용하고 있는 농장들은 물을 충분히 대는 것이 쉽지 않다.

필랜에서 사철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정운백씨는 "우리는 지하수를 끌어다 쓰고 있지만 대부분의 한인농장들은 수돗물을 쓰고 있다. 비가 와주지 않으면 물값 부담을 고스란히 떠 안아야 한다"며 "특히 성목이 많은 농장은 가뭄에 견디기 힘들다. 어린 나무는 물을 적게 먹지만 성목은 물을 많이 필요로 해 비가 오지 않으면 물을 충당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정씨에 따르면 프레즈노 인근에 있는 대형 농장들은 최근 에이커당 물 배급량이 60~70%까나 줄었다. 이 때문에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아보카도 나무의 경우 아예 잘라버리는 농장들도 있다는 것이다.

물 사용량이 적은 포도 재배도 가뭄 피해를 보고 있다.

중가주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드니스 표씨는 "올해는 수확량이 50%까지 줄것 같다.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지만 언제 고갈될지 몰라 아끼다 보니 충분히 물을 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물이 부족한 주변 농장들의 경우 지하수를 파려고 시도를 하지만 워낙 파는 곳이 많아서인지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를 기다려야 가능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뭄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가뭄에 강한 선인장과인 조슈아트리마저 말라죽을 위험에 처했다.

UC리버사이드의 카메론 배로우스 생태학자는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의 날씨는 조슈아트리가 살기에도 너무 덥고 너무 건조하다"며 "기후변화로 만약 앞으로 수십 년간 이렇게 덥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된다면 이번 세기가 끝날 쯤에는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에 있는 나무 90%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슈아트리는 선인장의 일종으로 척박한 사막에서도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잘 견디는 나무다.

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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