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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0개 브랜드에 51만명 일자리 -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랭킹 대공개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포브스코리아] 2014년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3482개로 전년 대비 17% 이상 늘었다. 그러나 전체 가맹점 숫자는 고작 1.8% 증가했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5월말 현재 4500개 브랜드가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펼치고 있다.

시장 포화 논란 속에서도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4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모습.

지난해말 국세청이 발표한 ‘2013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자영업 폐업은 매년 70만 건 이상으로 나타났다. 생존율은 창업 1년 후(83.8%), 3년 후(40.5%), 5년 후(29.6%)로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했다. 특히 숙박·음식점은 3년 후 28.9%, 5년이 지나면 17.7%만이 가게 문을 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상권 내 동일 업종이 무수히 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창업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나 취업난에 밀린 젊은이들이 창업에 뛰어들면서다. 창업 경험이 없는 이들은 가맹본부로부터 사업 노하우를 쉽게 전수받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주목한다. 준비 기간이 짧고 이미 알려진 브랜드인 만큼 바로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코엑스가 ‘2015프랜차이즈 서울’ 참관 신청자 43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희망하는 창업형태로 46%가 프랜차이즈를 꼽았다. 독립창업(43%)보다 많았다.

편의점 CU, 가장 많은 매장 보유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를 보면 2014년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가맹본부 숫자는 3482개로 2013년 2973개보다 17% 이상 늘었다. 일본의 가맹본부 수 1264개 대비 세배에 가깝다. 브랜드 수는 올해 4월말 현재 4440개로 집계됐다. 4월 한 달에만 73개가 늘었다. 업계에서는 5월 말이면 4500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브랜드 수의 폭발적 증가에 비해 가맹점 숫자는 같은 기간 고작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도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하위권 프랜차이즈 브랜드뿐 아니라 상위권 브랜드 안에서도 곧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3년 말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15만1100개를 넘어섰고, 매출액은 37조6000억 원에 달한다. 가맹본사와 가맹점에서 만들어내는 일자리 수는 51만 명을 넘어섰다. 인테리어 물류 식품가공 디자인 IT 마케팅 광고 등 프랜차이즈 기업을 지원하는 협력업체까지 더하면 경제적 파급효과는 10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포브스코리아가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3년 말 현재 가맹점과 직영점을 포함해 1000곳 이상 매장을 운영 중인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모두 27개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편의점 CU로 7939개다. 이어 GS25 7774개, 세븐일레븐 6224개로 편의점이 1~3위를 휩쓸었다. 파리크라상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가 3258개, 해법에듀의 해법공부방이 3015개로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전체 27곳 중에 교육서비스가 8개로 가장 많았고, 외식·주류가 6개, 편의점 4개, 제과제빵과 화장품 약국체인이 각 2곳이었다. 특히 교육기업 해법에듀는 해법공부방(매장 3015개), 해법영어교실(2680개), 셀파우등생교실(1246곳), 셀파수학교실(1041개) 브랜드를 모두 합치면 가맹점이 8000곳에 달했다. 역시 교육기업인 YBM시사도 YBM리딩클럽, YBM홈스쿨 브랜드가 각각 1000개 이상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교육 프랜차이즈는 학원 외에도 일반 가정에서 공부방 형태로 운영할 수 있어 가맹점 확보가 수월하다는 분석이다. 약국 체인브랜드인 온누리약국과 메디팜의 성장도 눈에 띈다. 이들 외에도 위드팜, 리드팜, W스토어 등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약국업계에도 프랜차이즈 바람이 거세다.

세탁서비스업을 하는 크린토피아의 성장세도 놀랍다. 2011년 1588개, 2012년 1815개, 2013년 2097개, 2014년 2276개, 2015년 4월초 2433개로 매년 200개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최근엔 세탁편의점과 코인숍의 기능을 결합한 세탁멀티숍 ‘크린토피아+코인워시’가 200호점을 돌파하면서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로 이용 고객이 늘고 있고, 운영에 큰 무리가 없는 아이템이라 40대 이후 중장년층 예비창업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밝혔다.

이디야, 베스킨라빈스 폐점률 1%대

1000개 이상 매장을 운영한다고 해서 모두 승승장구하는 것은 아니다. 해법공부방, 해법영어교실, 투다리, 뚜레주르, 페리카나 등은 오히려 가맹점 수가 줄었다. 운영 중인 매장 수가 500~1000개인 브랜드는 50개, 200~500개 매장 브랜드는 103개, 100~200개 매장 브랜드는 151개, 50~100개 매장 브랜드는 282개였다. 매장 수가 50개가 채 안 되는 브랜드도 약 3700개에 이른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창업이라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 간 경쟁이 워낙 심화되고 있어 성공률이 기대만큼 높지 않다. 마진율이 개인 창업에 비해 적고 본사의 영업방침을 따라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꾸준히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가치를 평가할 때 가맹점 수와 함께 폐점률을 따진다. 폐점률이란 연초 가맹점 수 대비 그해 계약을 종료하거나 해지하는 점포 수 비율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매년 발표하는데 폐점률이 낮은 프랜차이즈일수록 점주들 만족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폐점률은 매출보다 수익과 관계가 깊으며, 해당 업종이나 브랜드의 포화상태를 나타내는 척도로 쓰인다.

업종별 가맹점수 상위 5개 브랜드를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2013년 폐점률이 낮은 브랜드는 파리바게뜨, 네네치킨, 교촌, 이디야, 카페베네, GS25, 도미노피자, 본죽, 배스킨라빈스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 모두 폐점률이 5% 미만이다. 반면 폐점률이 10%가 넘는 곳도 상당하다. 디저트전문점의 평균 폐점률은 11.9%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커피전문점과 치킨집이 ‘시장 포화’ 논란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낮은 폐점률을 보였다. 특히 커피전문점은 2011년 4%, 2012년 4.1%, 2013년 4% 등으로 큰 변화가 없다. 특히 이디야는 1.8%에 불과하다. 이디야는 5대 커피전문점 브랜드 중 매출에선 꼴찌지만 점포수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낮은 폐점률을 유지하고 있다. 상위 브랜드 치킨집의 폐점률은 5.0%다. 네네치킨과 교촌이 각각 1.6%, 1.9%로 낮았고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 BBQ는 10.6%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상위 5개 브랜드만 대상으로 조사했기 때문에 평균 폐점률이 낮게 나올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해외 진출, 콘셉트 차별화 모색중

최근 부상한 창업 아이템인 디저트점이나 떡볶이점 등 트렌드 성향이 강한 업종은 폐점률이 높았다. 디저트전문점의 경우 나뚜루 20.1%, 요거프레소 14.4%, 스무디킹 11.8%, 망고식스11.6%의 폐점률을 보이며 평균 11.9%를 나타냈다. 가맹점주 열 명 가운데 한두 명은 문을 닫은 셈이다. 이에 반해 배스킨라빈스의 폐점률은 1%대에 머물렀다. 가맹본부 간 점포 확장 경쟁이 심해지면서 다른 브랜드로 옮겨 가는 경우가 잦은 편의점도 평균 폐점률이 9.4%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독과점 브랜드의 폐점률은 대부분 낮았다. 죽전문점 본죽은 폐점률이 1.7%밖에 되지 않았고, 세탁업 프랜차이즈 크린토피아도 폐점률이 3.3%로 낮았다. 단, 폐점률은 창업 판단의 부가적 기준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경영학)는 “폐점률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좋은 도구 중 하나지만 권리금 등 초기자본이 아까워 폐점을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폐점률을 숫자 그대로 해석해선 곤란하다”고 조언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외식·프랜차이즈 등 창업경기는 내년 이후에나 회복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경기가 회복세라고 하는 정부의 각종 발표지표와 온도차가 있다. 창업경기 침체 원인은 심리적인 위축과 함께 사회 불안정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한상만 부회장은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지만 경기지표를 뜯어보면 실상은 좋아질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자영업자가 살려면 정치·사회적인 안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수부진이 이어지자 상위권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그동안 다듬어온 비즈니스 모델을 정비해 해외 진출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 애초부터 국내시장보다 해외시장을 목표로 하는 프랜차이즈 기업도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본 글로벌 프랜차이즈(Born Global Franchise)라 한다. 특히 한류 바람을 타고 한국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외식 프랜차이즈들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농림축산식품부가 공개한 ‘2014년 국내 외식 기업 해외진출 실태조사’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해외 진출 외식기업은 120개 업체, 138개 브랜드다. 매장 수는 3726개로 2013년 2717개보다 37%(1009개)나 늘었다. 국가별로는 중국(1505개)이 전체의 40%로 가장 많고 미국(959개)이 둘째였다. 베트남(307개) 필리핀(192개)과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의 증가세도 뚜렷했다. 음식 종류별로는 전체 138개 브랜드 중 한식이 53개 브랜드로 가장 많았고 치킨, 베이커리, 커피, 디저트가 뒤를 이었다.

브랜드별 매장 수에서는 델리만쥬(600개)와 카페베네(572개)가 1, 2위를 기록했다. 이어 레드망고(381개), BBQ(351개), 롯데리아(342개) 순이었다. 1998년 문을 연 델리만쥬는 주로 편의점 등에 ‘숍인숍’ 형태로 입주해 크림을 넣은 미니 빵을 직접 구워 판다. 미국과 중국, 영국, 말레이시아 등지에 진출해 있다.

국내에선 획일화된 메뉴와 콘셉트를 고치는 일종의 ‘DIY’가 진행 중이다. 상권과 타깃 소비자 분석을 통해 매장을 다각화하는 움직임이다. BBQ가 대표적으로 서로 다른 5가지 콘셉트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치킨 피자 샐러드 베이커리류 등 100여 가지 메뉴를 판매하는 멀티 콘셉트의 ‘BBQ 프리미엄카페’, 면·리 단위에만 입점할 수 있는 ‘BBQ 한마리반치킨’, 배달형 매장 ‘BBQ 익스프레스’, 치킨호프 전문점 ‘BBQ 치킨앤비어’, 내점과 배달이 모두 가능한 ‘BBQ 카페’ 등이다.

패밀리레스토랑과 영국식 펍하우스를 결합한 치어스도 새로운 창업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일반 호프집과 달리 요리가 전체 매출의 60~65%를 차지한다. 조동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은 점포수를 늘리는 것에서 벗어나 점포당 매출을 늘리고 기존 브랜드를 관리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며 “전체적으로 직영점과 가맹점 수는 정체되거나 조금씩 줄어든 반면 매출은 오히려 늘어나는 내실 있는 성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갑질 논란’ 근절시킬 상생경영 갖춰야

하지만 고속성장에 따른 일부 부정적인 인식과 가맹본부의 취약한 경쟁력, 미흡한 산업 인프라 등은 프랜차이즈업계가 풀어야할 숙제다. 대표적인 경우가 끊이지 않는 ‘갑질’ 논란이다. 상대적 약자인 가맹점에 대한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불공정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지난 4월엔 공정위가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해 직권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임영균 광운대 교수(경영학)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그동안 상생이 아닌 상극의 관계처럼 비춰진 측면이 있다”며 “프랜차이즈 업계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 문화 정착과 함께 윤리경영이 확고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업 희망자를 대상의 허위·과장광고도 여전하다. 지난 연말엔 12개 커피 프랜차이즈업체가 공정위에 적발되기도 했다. 뻥튀기 광고는 ‘매출액이 4000만원이면 영업이익이 1750만원이다’는 식이었고, 허위 광고는 ‘폐점률이 0%에 가깝다’는 식이었다. 커피 업계 관계자는 “국내 커피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많은 사업자가 생겨났다”며 “가맹점 모집을 통해 규모를 키워야 하기 때문에 허위·과장광고라는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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