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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먹 만남, 수행과 상통” … 봉은사 원학 스님 개인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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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 강남의 봉은사 주지 원학(圓學·61·사진) 스님은 불교계에서 “서예와 그림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승가대학을 졸업할 때였다. 노스님이 그에게 물었다. “ 공부를 계속해서 교수가 될래? 아니면 선방에 가서 수좌가 될래? 그도 아니면 서예를 계속 할래?” 그는 주저없이 붓을 잡고 서예를 하겠다고 했다.

 경북 경산 출신인 원학 스님은 ‘그림 스승’을 찾아 전라도로 갔다. 하동 쌍계사에 3년간 살면서 광주를 오가며 그림을 배웠다. 청남 오제봉, 목사 나지강, 우계 오우선, 효당 최범술 선생 등 강호의 고수들을 찾아다니며 글씨와 묵화, 그리고 산수화 중에서도 남종화를 익혔다.

 3일 서울 인사동에서 만난 원학 스님은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것이 종이다. 가장 검고 더러운 게 먹이다. 그 둘이 만나 아름다움을 빚어낸다. 바로 그 점이 불교의 수행 정신과 상통한다”고 말했다. 원학 스님은 17~23일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개인전 ‘삼이당 원학서화전’을 연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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