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 특재회부등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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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마닐라AP·UPI=본사특약】약8백명에 달하는 필리핀시민들은 30일 마닐라중심가에서「아키노」암살사건 배후인물로 지목된「베르」참모총장과 25명의 관련자를 특별재판에 회부할것과「마르코스」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고「아키노」상원의원의 동생인「아가피토·아키노」씨를 앞세운 시위군중들은 이날 『「마르코스」물러가라』는 플래카드를 들고『「마르코스」는「히틀러」, 독재자, 꼭둑각시』라는 구호를 외치며 마닐라시 중심지인 금융가 마가티구역의 아얄라가를 행진하던중 소방차까지 동원한 약2백명의 경찰과 충돌, 투석전을 벌였으며 경찰은 최루탄·연막탄·곤봉·소방호스로 이에 맞섰다. 경찰은 한때 M-16소총으로 공포를 발사하기도 했다.
이날 경찰들이 곤봉을 휘두르며 시위대를 해산시키자 시위현장주변의 고층빌딩에서 이를 지켜보던 사무직원들은 음료수병과 재떨이·화분·전구등을 경찰에 던지며 야유를 보냈으며 인근빌딩에서는 경찰에 쫓겨 달아나는 시위대들이 피신할수 있도록 빌딩문을 열어놓기도 했다.
이에 맞서 경찰은 소방호스로 이둘 빌딩에 물세례를 퍼부어 건물유리창들이 박살나기도 했다.
이날 시위는 9월27일 경찰이 시위대에 무차별 총격을 가한 사건이래 최초의 무력충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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