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박미선 연극무대 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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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집과 방송국을 왔다갔다 하는 데 지쳤다고 할까요. 뭔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던 참에 제의를 받았어요. 그게 평소 꿈꿔오던 연극 무대였기에 길게 생각할 것도 없었죠."

개그우먼 박미선(36.사진)이 5일부터 첫 연극무대에 선다. 현재 KBS-2TV '개그콘서트'의 선생님으로, KBS-2TV '행복채널'의 사회자로, CBS 라디오의 고정 게스트 등으로 정신없는 스케줄을 한번 더 조이고 짬을 낸 무대다.

출연작은 극단 미연이 창단 5주년을 맞아 올리는 '달님은 이쁘기도 하셔라'. 이노우에 히사시라는 일본 작가의 작품을 김순영씨가 번역하고 연출했다. 경제.사회적으로 커다란 변화가 진행 중인 189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가는 여섯 여인네의 기구한 이야기가 실타래처럼 풀어진다.

"제가 맡은 나카노 야에는 순박하고 단순한 여자예요. 감옥에 가게된 오빠를 구하기 위해 나이 많은 남자와 결혼하게 되는 기구한 운명이죠. 왜 제가 뽑혔냐구요. 글쎄요. 마르고 호리호리하고 백치미가 있어야 한다잖아요. 호호."

그는 무대에서 연습을 하면서 그동안 얼마나 방송에, 카메라에 익숙해졌는지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방송은 끊어서 갈 수 있는데 연극은 흐름을 타야 하잖아요. 관객들과의 기싸움에서도 밀리면 안되겠고. 비극적 얘기를 희극적으로 풀어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2001년 서울공연예술제 공식 참가작이었던 이 작품은 의상 디자인은 일본의 유명 디자이너에게 의뢰했고, 소품도 도쿄에서 공수해오는 등 색다른 무대가 될 전망이다.

5일부터 22일까지 학전 블루 소극장. 02-762-3387.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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