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대상 남성, 홍콩 → 한국 → 홍콩 재입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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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진 환자 K씨를 돌본 간호사 리춘메이가 1일 언론 취재에 답하고 있다. [사진 광저우일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 남성 K씨(44)와 밀접 접촉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한국인 남성이 한국으로 귀국한 뒤 격리되지 않은 채 1일 홍콩으로 재입국했다. 한국 보건 당국이 제대로 격리조치를 취하지 못한 사이 홍콩과 한국을 자유롭게 오간 것이다. 홍콩 위생서 산하 위생방호센터 렁팅훙(梁挺雄) 총감은 1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달 26일 한국발 홍콩행 아시아나항공 OZ723편에서 K씨 주변에 앉아 격리 대상자로 선정된 한국인 남성이 추적 조사 전에 한국으로 입국했다가 다시 홍콩으로 재입국했다”고 밝혔다.

 홍콩 당국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달 26일 한국에서 아시아나항공 OZ723편을 통해 홍콩으로 왔다. 이후 중국으로 이동한 후 29일 광저우(廣州)에서 한국으로 귀국했다. 한국 귀국 후 격리 조치 없이 한국에 머무르다 1일 오후 다시 홍콩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격리 대상자임이 드러났다. 홍콩 입경처(入境處·출입국관리소)는 이 남성을 즉시 사이쿵의 휴양소로 격리했다. 사이쿵 휴양소에는 한국인 6명을 포함해 격리자 19명이 있다. 홍콩은 지난달 31일 격리 대상자 29명 중 11명이 한국과 중국으로 떠난 것을 확인해 해당 국가와 세계보건기구(WHO)에 통지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인 K씨가 격리 치료 중인 중국 광저우 후이저우(惠州) 중심병원이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진을 추첨으로 선정했다고 광저우일보가 1일 보도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의료진 지원자가 넘쳐 부득이하게 추첨이 이뤄졌다고 한다. 가장 먼저 중환자실에 투입된 리춘메이(李春梅)는 “나도 다섯 살 된 아이가 있는데 중환자실 근무를 자원했 다”며 “환자 K씨와는 필담으로 의사소통을 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중환자실의 과중한 체력 소모와 격리생활 등을 고려해 미혼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의료진을 선발했다. 병원은 매뉴얼에 따라 40명의 간호사를 6개 팀으로 나눠 4시간씩 24시간 교대 근무토록 하고 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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