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43)씨는 최근 퇴직연금으로 투자하던 국내 주식형 펀드를 다른 펀드로 바꾸기 위해 증권사를 찾았다 프라이빗뱅커(PB)로부터 자산배분 펀드를 추천 받았다.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시장 상황에 따라 편차가 커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상품을 찾고 있던 터였다. 김씨는 “평균 4~5% 수준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낸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국내외 주식 뿐 아니라 채권·부동산·원자재 같은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자산배분펀드가 연금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멀티에셋 펀드, 멀티인컴 펀드라고도 불리는 이 펀드는 펀드 매니저가 시장 상황에 따라 각 자산의 비중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게 특징이다.
글로벌멀티인컴펀드를 판매 중인 JP모간자산운용코리아 기준환 본부장은 “투자자들이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가 각 자산의 비중을 조절하기란 쉽지 않다”며 “펀드 매니저가 이 역할을 해 한개의 펀드로 자산 분배 및 조정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게 자산배분 펀드”라고 설명했다.
투자 대상이 되는 자산의 범위가 넓다 보니 주식형이나 채권형 같이 하나의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에 비해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다. 송한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연금솔루션센터장은 “안정성이 높고 자산 조정이 가능해 투자 기간이 긴 연금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퇴직연금용으로 지난해 9월과 올 3월에 설정된 신한BNP파리바 명품펀드셀렉션과 팝(POP)펀드셀렉션은 올 들어 총 106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송 센터장은 “올 7월부터 퇴직연금 내 주식 같은 위험자산 비중이 40%에서 70%에 늘어나면서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위험 관리 차원에서 자산배분형 펀드의 장점이 부각됐다”고 덧붙였다.
연금 펀드 뿐 아니라 일반 펀드를 포함한 전체 자산배분 펀드를 놓고 보면 지난해부터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황윤아 제로인 연구원은 “자산배분펀드 대부분은 해외 펀드로 분류되는데, 지난해 이후 선진국 등 특정 해외 주식 시장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이들 펀드를 제외한 다른 해외 펀드에선 자금이 유출됐다”고 분석했다.
정선언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