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입소 앞둔 70대 부부 숨진 채 발견

몸이 불편해 요양원 입소를 앞둔 70대 부부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31일 광주광역시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13분쯤 광주시 월계동 아파트에서 집주인 이모(76)씨와 부인 조모(73)씨가 숨져 있는 것을 119구급대가 발견했다. 119구급대는 "부모님과 전화 통화가 되지 않는다"는 아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거실에서 발견된 이씨의 발은 끈으로 묶인 상태였다. 목이 졸린 듯한 흔적이 나타났다. 부인 조씨는 작은방 침대 옆에 쓰러져 있었다. 주변에는 구토한 흔적과 액체 쥐약통 4개가 개봉되지 않은 상태로 발견됐다. 유서는 없었다.

이씨는 약 40년 전 화재로 두 팔을 잃은 장애인이다. 40여 년 동안 남편을 돌봐온 조씨는 최근 불면증 증세를 보였으며 무릎과 다리가 좋지 않아 수술을 받았다. 이에 따라 다음달 말 함께 요양원에 들어가기로 수도권에 살고 있는 세 아들과 이야기된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부인 조씨가 남동생과 간병인 등 주변인들에게 최근 '죽고싶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인에 의한 타살 의혹은 없지만) 정확한 사망 경위를 가리기 위해 부검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