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人 과학in] 미래의 행복사회 ‘선빌리지’를 아십니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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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호 10면

지금으로부터 6년이 채 안 됐다. 아이폰이라는 스마트폰이 국내에 소개된 지 말이다. 하지만 이 짧은 기간에 스마트폰 4000만 대가 보급되며 우리의 삶과 문화는 가위 혁명적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이젠 사물과 사람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이 화두다. 어디 이뿐인가? 3D프린터, 무인자동차, 드론, 로봇, 바이오에 이르기까지 첨단 과학이 우리의 삶을 파고들고 있다. 우리는 과연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고 있을까?

“현재 일자리 절반 20년 내 사라져”
세계적인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앞으로 20년 내에 현재 일자리의 절반이 사라질 거라고 예측한다. 또 많은 경제전문가는 세계경제의 저성장 또는 침체가 지속되리라고 전망한다. 인구 고령화는 어떤가. 이제 100세 시대가 현실화됐다. 따라서 740만 명의 베이비붐 세대는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 막막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기존 방법으로 교육하고 혁신하면서, 그렇게 경제 성장률을 높여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주장한다. 지금의 교육이 20년 뒤에도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 교육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

 세계는 지금 지구 온난화와 빈부의 양극화를 겪으며 산업화의 끝자락에 와 있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극적으로 반전시킬 새로운 개념과 방법이 필요하다.

 이런 혁명적 시기를 선점하는 것은 적어도 한 세기의 주인이 된다는 의미다. 3차 산업혁명 이후에는 누가 리더가 될까. 예측하건대 신재생에너지·3D프린터 등이 되지 않을까. 특히 태양 관련 산업은 주목할 만하다. 왜냐하면 태양에너지가 화석연료보다 저렴해 지는 순간 에너지가 지구촌 구석구석을 문명화하고 생태계를 진화시킬 것이다. 다시 말해 고도로 문명화된 자급자족형 마을이 세계 구석구석에 만들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전기 없이 살고 있는 10억 명의 인류가 문명의 혜택을 받게 됨을 의미한다. 태양에너지는 모든 인류가 앞으로 50억 년을 사용하고도 남을 만큼 충분하다.

 이런 환경의 변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을 요구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나서서 인류가 당면한 창조적 가치를 구현하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면 어떨까.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 고도로 문명화되고 자급자족이 가능한 생태계, 이것을 ‘선빌리지’라 부르기로 하자. 이는 최소한의 시간과 노동으로 자급자족하며 나머지를 자아실현에 투자하는 마을이다. 주민이 자아실현을 통해 창조적 가치를 생산하는 일종의 미래형 생산시설이다. 특히 독립된 에너지 확보를 통해 세계 어디에도 마을을 만들 수 있다는 측면에서 ‘선빌리지’는 매력적이다.

 그동안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엄청난 돈과 시간을 교육에 투자했다. 하지만 이런 투자에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설사 일자리를 찾았어도 일에 쫓겨 자아실현의 기회를 잃어버리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일자리가 부족한 것은 물론 자신의 꿈과 끼를 진정으로 발휘할 기회조차 없다. 이것이 산업시대 끝자락의 어두운 단면이다.

 ‘선빌리지’에서는 사라지는 일자리를 대신해 기본적인 의식주를 자급자족으로 해결하며 삶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한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가장 큰 두려움이 사라진다. 그리고 자아실현에 시간을 투자해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다. 그 결과, 잉여가치에 따라 큰 부를 창출할 수도 있다. 설사 잉여가치가 적더라도 그 과정만으로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선빌리지’가 성공하려면 의식주 해결에 최소한의 시간과 노동을 투자해 나머지 시간에 자아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진정으로 창조적 가치를 생산하는 미래 공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창조적 가치 생산하는 공장 역할
따라서 에너지뿐 아니라 자원의 순환을 통해 친환경 주거환경 구축 및 소통과 공동체 문화,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법과 제도의 정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결할 숙제가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와는 전혀 새로운 생활수준(Living Standard)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다른 국가에 비해 다양한 산업군에서 높은 기술력을 지닌 대한민국이기에 ‘선빌리지’를 현실화시키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3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인공이 되는 꿈을 실현해 보자. 모두 함께 중지를 모을 때다. 우리 사회가 이제라도 미래를 진지하게 준비한다면 아마도 많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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