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승패는「황금의 팔」에…|최동원-장명부-박철순 누가 더 에이스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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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투수의 승리공헌도는 70∼80%라고 할만큼 거의 절대적이다.
출범3년을 마감한 한국프로야구도 3명의 거목투수들에 의해 우승이 좌우됐다.
82년의 OB 박칠순(28), 83년의 삼미 장명부(34), 그리고 84년의 롯데 최동원(26). 비록「너구리」장명부는 30승의 대기록을 세우고도 우승의 영광을 맛보지 못했지만 그가 세운 기록들은 경이적인 것들이다.
3년간 한국프로야구를 주도해온 이들 3명의 최다승 투수들 과연 누가 에이스중의 에이스일까. 프로의 속성이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우승이 최상의 방법이라는 측면에서는 원년의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은 박철순이 단연 돋보인다. OB가 원년의 챔피언의 영광을 안게된 것도 박철순의 절대적인 수훈에 힘입었기 때문이다.
장명부의 경우 발군의 활약에도 삼미가 한번의 우승도 차지하지 못한 것은 감독의 폭행사건과 관련, 지도부가 와해되었기 때문이다. 좋지 못한 매너로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너구리투수는 경기수(60)완투(36)투구횟수(4백27과3분의1) 투구수(5천8백86)등에서 최다기록을 작성했고 당분간 깨어지기 힘든 시즌30승의 대기록까지 세웠다.
너구리 장명부는 출범2년째의 한국프로야구에서 프로가 어떤 것인가를 몸으로 보여줘 아마추어적인 타성에 젖어있던 선수들과 팬에게 교훈을 주었다.
투수빈곤의 롯데가 84년 후기 우승을 차지한 것은 최동원의 결정적인 수훈에서 가능한 것이었다. 최는 후기에서만 30게임(완투6)에서 l8승6패5세이브로 롯데가 올린 29승의62%를 혼자서 따냈다.
투수평가의 기본인 방어율에서는 박철순(1·84) 장명부(2·34) 최동원(2·40)의 순. 승률에서도 박이 85·7%로 단연 앞서고 최(0·675) 장(0·652)으로 이어진다.
「황굼의 팔」을 자랑하는 이들은 저마다 값진 기록을 남기고 있다. 박철순의 22연승(82년4월10∼9월18일), 장명부의 30승, 최동원의 시즌 최다탈삼진(2백2) 등.
이것은 당분간 깨어지기 힘든 빛나는 기록들이다.
모두가 우완인 이들 트리오는 최동원이 순수한 국내파인데 비해 장명부는 재일동포이고 박철순은 미국프로야구수출 제1호로 한국에 역수입된 선수로 각기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장명부는 일본에서 13년간프로경력의 베테랑이고 박은 본거지 미국에서 2년간 활약했던 진짜 프로선수.
이에 비해 최연소인 최동원은 83년에 프로의 유니폼을 입은 순수국내출신이어서 최동원의 뛰어난 피칭은 이런 점에서 한층 돋보인다.
발군의 투수가 있는 팀에 우승이 있다고 할만큼 투수의 역할은 크다. 출범4년째를 맞게되는 내년시즌에는 또 어떤 투수가 마운드를 휘어잡을지 주목거리다. <조이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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