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옴부즈맨칼럼

'틴틴경제'적 발상으로 글로벌기업 분석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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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이 기사들에서 소개된 기업명들을 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미국의 GM과 일본의 도요타, 신 닛폰제철, 미쓰비시 중공업뿐 아니라 프랑스의 푸조-시트로엥, 인도계의 미탈스틸, 룩셈부르크의 아르세로 철강회사, 일본의 쓰네이시선박 등 독자들에게 생소한 기업들도 있다. 그리고 최근 삼성전자의 독주에 대항하기 위해 인텔과 마이크론이 낸드플래시 메모리 합작사를 세웠다든가, 도시바와 NEC 일렉트로닉스 등을 포함한 일본 5개 반도체사가 연합했다든가 하는 기사에서도 많은 글로벌 기업의 이름이 등장한다.

이러한 중앙일보의 보도는 세계시장의 치열한 경쟁상황을 잘 알 수 있게 해주고 이를 통해 국내 유수기업들이 글로벌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독자들은 이러한 기사를 접하면 자신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해외기업들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할 것이다. 예를 들면 해당 기업의 역사나 생산 제품의 종류, 글로벌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 그리고 재무구조와 같은 보다 구체적인 정보들 말이다. 중앙일보가 이런 궁금증을 손쉽게 풀어 주는 기사를 기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중앙일보가 단순한 사건보도와 취재보도가 아닌 유익한 정보를 독자에게 읽기 쉬운 형태로 제공하는 사례는 이미 있다. 1999년부터 시작된 '틴틴(Teen Teen)경제'는 자유무역협정(FTA).벤처확인제, 그리고 주식불공정거래와 같은 딱딱하고 어렵게 여겨지는 경제 관련 전문용어들의 정확한 개념과 우리 경제의 주요 현안들에 대해 재미있고 쉽게 설명하고 있다. 또 틴틴경제는 일반 취재기사에서 다루기 힘든 개념이나 내용들을 별도의 지면을 할애해 심도 있게 전달함으로써 독자들의 경제지식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실제로 틴틴경제에 게재된 기사들은 10대 청소년의 경제지식 향상이라는 목적을 넘어 대학에서도 학생들에게 경제이론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시키는 데 필요한 교육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틴틴경제와 유사한 취지로 시작된 '틴틴국제' 역시 국제정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익한 정보를 잘 제공하고 있다.

이런 '틴틴경제'와 '틴틴국제'와 비슷한 형식으로 글로벌 기업들을 연속적으로 소개하는 기획기사를 제안해 본다. 국내 유수기업과 글로벌시장에서 경쟁하는 해외기업들뿐 아니라 포춘(Fortune) 500대 기업에 속하는 해외 글로벌 기업을 소개하는 기사는 독자들에게 낯설게 여겨지는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독자들의 시야를 넓혀줄 것이다. 새해를 맞이해 중앙일보 지면에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대표기업들과 경쟁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모습이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이지만 연세대 교수·경영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