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양궁 피말리는 금메달 과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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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진호와 서향순이 중공의「리링잔」에게 계속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리링잔」은 연이틀 선두(l천9백3점)를 고수했고 한국 두 라이벌과의 점수차를 전날까지보다 오히려 1점 더 벌려놓았다.
전날 2위였던 김진호(1천8백99점)는 서향순(1천8백99점)에게 추월 당해 3위로 물러섰다.
10일(현지시간) 옐도라도 공원에서 열린 LA올림픽 여자궁도 3일째 경기는 70m 종목 벽두에 김진호의 첫 시위가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범해 화살이 표적 밖으로 날아가 버림으로써 김은 일거에 10점을 허공에 날려버렸다.
이로 인해 김은 뼈를 깎는 고전을 해야했고 70m 종목이 끝났을 때 선두「리링잔」보다 l2점이나 뒤져 금메달의 꿈은 무산되는 듯한 절망에 빠졌다.
이때 서향순은 불과 1점차로「리링잔」에 따라붙어 한국의 기대는 서에게로 기울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 챔피언다운 저력을 발휘한 김은 침착하게 점수를 따갔고 서도 계속 호조를 보여 한때는「리링잔」을 제치고 선두에 나서기도 했다.
서는 이날 70m종목에서 3백3점을 기록, 첫날 3백8점과 함께 이 종목의 더불라운드에서 올림픽 신기록(종전5백89점)을 세우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는 최종반에 들어 페이스가 흔들리는 불안을 보였다.
김진호는 60m종목 최후 순간에「리링잔」을 따라잡을 기세였으나 6점짜리를 또 한번의 실수로 주춤, 선두탈취를 최종일인 11일의 결전으로 미루었다.
남은 종목은 50m와 30m 등 두 경기이며「리링잔」은 이 두종목에서 더 강해 김과 서는 종래의 최고 컨디션을 회복하지 않는 한 대세의 역전을 낙관할 수 없는 형편이다.
한편 남자부의 최원태는 계속 상승세, 12위(1천8백34점)로 또 한걸음 전진했다.
싱글라운드에서의 50m·30m 두 종목「리링잔」의 기록은 6백59점이며 김은 6백59점, 서는 6백52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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