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종단 화합의 '오색 콘서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28일 서울 조계사 경내 공연장에서 4대 종단 합동 콘서트가 열렸다. 성공회 사제 중창단이 옛 가요 '백마강'을 부르자 하유스님이 무대에 뛰어 올라가 흥겹게 춤을 추고 있다. 오종택 기자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개신교.불교.원불교.천주교 등 4대 종단 성직자들이 잔잔한 감동의 무대를 마련했다. 28일 오후 4시부터 두 시간가량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공연장에서 열린 '오색 콘서트'다.

종교 간에 화합하고 이웃을 향해 가슴을 열자는 뜻으로 '생명.평화.사랑'이 주제다.

4대 종단 성직자들이 함께 사회를 보는 가운데 하유스님의 법고 연주로 시작된 공연은 원불교 교무단의 중창 '나뭇잎 배', 범능스님의 독창 '흔들리며 피는 꽃' '차나 한잔 하시게', 현정수 신부와 신자 두 명이 같이 부른 '마음을 열어 하느님께' '자, 일어나 가자' 등으로 이어졌다.

현 신부는 맨발에 꽹과리를 치며 록 공연을 방불케 하는 열정적 무대를 만들었다. 열두 명의 장애 어린이로 구성된 에반젤리온 합창단이 "이렇게 많은 이 모두가 나의 친구"라며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라는 노래를 부를 땐 객석의 여러 사람이 눈시울을 적셨다.

이어 원담스님이 자작시 '기다림'을 단아한 목소리로 낭송했다. 일곱 명의 성공회 사제 중창단이 '평화의 기도' '세 마리의 벌' 등을 아카펠라로 노래했고, 원불교 교무 놀이패는 사물놀이를 신나게 연주했다.

공연장에는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 원불교 교정원장 이혜정 교무, 천주교 주교회의 종교 간 대화위원회 위원장 김희중 주교, 기독교교회협의회 임흥기 부총무 등이 참석해 같이 손뼉을 치며 어울렸다.

공연은 모든 사람이 '사랑으로'를 합창하며 막을 내렸다. 공연 수입은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된다.

이헌익 문화담당기자 <leehi@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