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병원 의사·간호원 12명 발병은 「폰티악 열병」으로 판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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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서울 고려병원 의료진 발병사고원인을 조사중인 보사부역학 진상조사반(반장 이성우 보사부의정국장)은 25일 『의료진들이 앓았던 병은 감기와 비슷한 증세가 잠깐 나타났다 저절로 사라지는 「폰티악 열」(PONTIAC FEVER)이라는 일종의 박테리아 질환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 조사반은 그러나 중 환자실에서 숨진 환자 4명의 사망원인은 이 병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폰티악 열」은 주로 에어컨에 설치한 밀폐공간에서 에어컨으로부터 나오는 공기입자(에어졸)속에 섞여있는 「레지오넬라 뉴모필라」라는 박테리아에 의해 감염되는 질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이번에 처음 발생한 것으로 조사반은 보고있다.
증상은 짧은 시간 안에 감기증세와 같은 고열·두통·요통 등이 5∼6시간동안 나타났다가 자신도 모르게 사라지는 것이 특징으로 이 병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사망하는 예는 없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조사반은 특히 의료진의 발병을 「폰티악열」로 보는 이유로는 ▲고열, 전신의 통증 및 심한 요통, 무력감 등 증세가 거의 일치하고 ▲「폰티악열」은 공기에. 의해서만 감염될 뿐 대인접촉이나 물·음식물 등을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는데 고려병원 환자의 경우도 일정기간 중 환자실에 드나든 사람만 감염됐을 뿐 다른 장소에서 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병에 걸리지 않았으며 ▲갑자기 많은 사람이 감염되지만 오래 지속되지 않고 곧 사라지는 「폰티악열」 의 특징이 이번에도 그대로 나타났고 ▲외국에서도 이병이 여름철에 에어컨이 .설치된 밀폐공간, 즉 사무실이나 병실 등에서 주로 발생했다는 점등을 들었다.
고려병원의 중 환자실은 중앙 관리식 에어컨 외에 별도의 에어컨이 병실 안쪽 창문에 설치되어 있고 환자보호를 위해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는 등 거의 밀폐된 상태다.
한편 조사반은 집단발병환자들이 또 다른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거나 화학물질 등에 중독됐을 가능성에대해서도 계속 조사하기 위해 중 환자실에 입원 중 사망한 김종덕씨(62)의 사체를 부검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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