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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일장기 들고 비행기 탄 박경원은 친일파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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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오마이뉴스는 김 교수가 책을 통해 박경원과 고이즈미 마타지로(小泉又次郞) 체신대신(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할아버지)의 염문설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 교수의 책에는 염문설이란 단어조차 나오지 않는다. 대신 "턱없는 루머가 떠돌아다녔다"는 말로 오히려 박경원을 옹호하고 있다.

박경원의 행적 중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마지막 비행의 성격이다. 일제의 만주침략을 정당화하는 '일만친선 황군위문 일만연락비행'이란 이름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도 일장기를 들고 비행기를 타는 박경원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보기에 따라서는 그가 친일행위를 했다고 간주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오마이뉴스 기사와는 달리 적어도 김 교수는 박경원의 친일을 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제 융화 선전책의 제물이 됐다"고 말하며 동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영화 제작진은 그가 하늘을 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제에 협력한 측면은 있지만, 자발적으로 일제의 앞잡이로 나선 것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윤 감독은 "그는 양날의 칼을 쥐고 있었다"며 "자신의 꿈에 가까이 갈수록 조국인 조선에서 멀어지고 친일파라는 손가락질을 받게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초의 여성 비행사가 박경원이 맞느냐는 논란에 대해 윤 감독은 "박경원보다 앞선 세대에 중국 공군에서 활약한 권기옥이란 분이 있었고 박경원은 민간인으로 최초"라며 "마케팅 과정에서 잘못한 부분은 사과한다"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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