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카지노에 빠졌다가 … 재산 날리자 잇단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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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군 강원랜드 카지노호텔에서 재산을 탕진한 뒤 이를 비관해 자살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25일 오전 1시20분쯤 이 호텔 4층 카페테리아에서 김모(54.여.경북 영주시)씨가 3층 로비 바닥으로 투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김씨는 올 들어 강원랜드 카지노를 190여 차례 드나들며 1억여원을 탕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앞서 15일 오후 4시10분쯤 같은 호텔 17층 객실에서 중소기업 대표 김모(51.서울 면목동)씨가 화장실 문고리에 가운 끈으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강원랜드 카지노 VIP 고객이었던 김씨는 2003년 3월부터 이곳을 100여 차례 출입하면서 자수성가로 모은 21억여원의 재산을 모두 날린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김씨는 부인에게 남긴 유서에서 "도박에 빠져 당신 가슴에 상처를 줬다. 내가 없더라도 예쁜 딸을 부탁한다. 당신에게 큰 짐을 주고 떠나가 마음이 아프다"는 등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강원랜드 카지노호텔 안에서 발생한 자살 사건은 올 들어만 두 번째. 2000년 10월 강원랜드 카지노가 개장한 뒤 17번째다. 이처럼 도박에 중독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카지노 출입 제한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현재 도박 중독 등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카지노 한 달 출입 일수를 일반영업장은 20일, 회원영업장은 15일로 제한하고 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도박에 빠져 매일 카지노에 출입하다 매달 21일부터 출입을 못하는 사람이 200~400명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정선=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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