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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화살 쏜 ‘성남의 레골라스’ 남준재, 비결은 ‘믿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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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재. [사진=뉴시스]

프로축구 성남FC 측면 공격수 남준재(27)의 별명은 ‘레골라스’다. 골을 터트리면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레골라스처럼 활시위를 당겨 화살을 쏘는 듯한 골 세리머니를 펼쳐 붙여진 별명이다. 한때 K리그를 대표하는 골 세리머니 중 하나였던 그의 세리머니는 지난 시즌 대중에게 잊혀졌다. 부진에 빠져 인천 유나이티드 주전서 밀렸기 때문이다.

그랬던 그가 이번 시즌 다시 부활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남준재는 지난달 22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5차전 전반 38분 성남을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올려놓는 골이자 자신의 성남 데뷔골을 터트렸다. 이어 지난 2일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FC서울전서 동점골을 기록했다. 화살을 날리는 경쾌한 그의 세리머니가 다시 그라운드에서 펼쳐졌다.

지난 시즌 인천에서 밀리고, 이번 시즌 성남 이적 후에도 초반 경기에 나서지 못해 전망이 어두웠던 그가 부활한 비결은 무엇일까. 7일 열리는 AFC 챔피언스리그 F조 최종 감바 오사카전을 앞두고 훈련장에서 만난 남준재는 그 비결을 ‘믿음’이라고 설명했다.

남준재의 부활에 가장 큰 도움을 준 이는 김학범 성남 감독이다. 남준재는 김 감독의 믿음이 자신에게 다시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남준재는 "김 감독님은 선수를 확실하게 믿어준다. 경기를 뛰는 선수뿐 아니라 팀에 속한 선수라면 모두 똑같이 이끌어 가려 한다. 그래서 모두가 김 감독님을 믿고 따른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남준재가 성남 이적 후 쉽게 팀에 적응하지 못했을 때도 끊임없는 믿음을 보냈다. 남준재는 "시즌 초반 내가 많이 위축됐을 때 김 감독님과 개인 면담을 많이 했다. 지금은 적응해야 할 때이니 조급히 생각하지 말라고 나를 위로했다"며 "또 자신을 믿으면 분명 몸 상태를 끌어 올릴 수 있을테니 믿고 따라오라고 말해주셨다. 그 말을 듣고 최선을 다한 결과 팀에 적응하는 시간이 다소 앞당겨지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팀 동료들의 믿음도 남준재에게 큰 힘이다. 인천서 같이 이적한 ‘단짝’ 박태민과 같은 1988년생 윤영선·김성준 등은 남준재에게 ‘비타민’이다. 남준재는 "(박)태민이 형과는 대학 때부터 발을 맞췄다. 지금은 눈만 맞아도 서로 안다. 주변에서는 ‘태민이 형 없으면 어떻게 할래’라고 묻는데, 같이 있을 때 실컷 써먹으려고 한다. 함께 팀에 시너지를 냈으면 한다. (윤)영선이, (김)성준이 역시 어렸을 때부터 같이 친하게 지낸 선수여서 힘이 많이 된다.”

마지막으로 남준재는 자신의 목표를 밝혔다. 남준재는 최근 활약상에 만족하지 않고 개인적으로도, 팀으로도 더 높은 곳을 그리고 있었다. 남준재는 “아직 만족하지 못한다. 개인적으로 공격적 움직임과 결정력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AFC 챔피언스리그를 꿈으로만 생각하던 내가 경기에 나서고 골까지 기록한 것처럼, 누구도 시민구단 성남이 16강에 오르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이제 결과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지금 상승세나 선수들 몸 상태를 보면 충분히 더 큰 목표를 바라봐도 되지 않나 싶다”고 다짐했다.

오사카(일본)=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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