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 한나라, 사학법 치고받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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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국회 재경위에서 한나라당 의석이 텅 빈 가운데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사립학교법 개정을 두고 벌어지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대립이 격해지고 있다. 23일로 예정된 노무현 대통령의 종교계 지도자 간담회와 한나라당의 인천 집회를 하루 앞둔 22일 양측은 거센 비난을 주고받았다. 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 회의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제1야당인 한나라당의 태도"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 실장은 "폭설피해 대책을 비롯해 내년 예산과 부동산 관련법 등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는 데도 고질적인 색깔론을 들고 나와 장외투쟁으로 국회를 열흘 가까이 파행시키는 것이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도 당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더 이상 한나라당만 바라볼 수 없다"며 "한나라당이 계속 국회를 거부하고 산적한 현안을 외면한다면 다른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다"고 가세했다.

한나라당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계진 대변인은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이나 잘 모시라고 있는 것"이라며 "비서실장이 나서서 야당에 충고를 하는 등 정치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볼썽사납다"고 받아쳤다. 국회 농림해양수산위 한나라당 간사인 이방호 의원은 "사학법을 날치기하면 국회가 어떻게 된다는 걸 뻔히 알면서 파행의 원인을 제공한 게 누구냐"고 되물었다.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대통령이 날치기한 사학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청와대를 압박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도 "정권의 '개혁 강박감'이 사학법 개정 사태의 원인"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최훈.강주안 기자 <choihoon@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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