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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생 펀드에 100억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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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서울대생들이 설립하는 사모(私募)펀드에 1백억원이 넘는 뭉칫돈이 예약됐다. 서울대생들이 만든 투자회사인 '더 밸류 앤 코'(대표 최준철.경영학과 4년)는 28일 일반인을 대상으로 'VIP 사모펀드 1호'에 출자할 발기인을 모집한 결과 20여명이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출자금액을 1인당 1억원 이상으로 제한했기 때문에 20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온 셈이다. 이와 함께 법인을 대상으로 설립 준비 중인 '더 밸류 펀드'엔 이들의 투자 철학을 장기간 관찰해 온 한 기업이 1백억원을 맡길 것으로 전해졌다.

더 밸류 앤 코는 서울대 경제학부.경영학과 재학생을 중심으로 출발한 '서울대투자연구회'를 모태로 지난 1월 설립됐다. 직원은 15명. 미국의 워런 버핏이나 피터 린치처럼 인기보다 기업의 내재가치를 중시하는 '가치투자'를 표방하고, 월간지인 '대학투자저널'을 통해 독창적인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시장에 알려졌다.

특히 2001년 6월 친구들에게서 5천만원을 모아 만든 펀드가 최근까지 높은 수익률(4월 말 현재 1백4%)을 기록해 주목을 받고 있다. 펀드엔 자기자본이익률(ROE.순이익/자기자본)이 높고 브랜드 파워가 큰 의류업체 한섬 등 수익성이 좋거나, 웅진코웨이.신영와코루 등 꾸준한 수요층을 확보한 가치주들을 수시로 바꿔 편입시켰다.

崔대표는 "3년간 환매하지 않고, 배당금을 펀드로 편입시켜 재투자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웠는데도 펀드에 대한 투자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1호 사모펀드는 금융감독원 등록 절차를 거쳐 7월 초부터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추가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펀드를 운용할 김민국 이사(경제학부 4년)는 "1호 펀드의 운용 규모는 발기 자금과 추가 출자금을 합쳐 모두 40억~50억원 정도로 예상한다"며 "회사채보다 다소 높은 수익률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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