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진실은…] 청와대·정치권 당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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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을 국빈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 오후 8시)쯤 참모진으로부터 관련 보도 내용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언론 보도를 중심으로 대통령께 보고드렸다"며 "대통령은 특별한 언급이 없었고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을 수행 중인 청와대 참모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일단 정확한 사실을 파악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서울의 청와대 참모들도 사실 확인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관련된 언급은 자제했다. 박기영 과학기술보좌관은 "전혀 내용을 모르고 조금 전 인터넷을 통해 그 기사를 봤다"며 "사실을 확인해야 하는데 지금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청와대에서는 정부가 황 교수를 지원하는 데 중간다리 역할을 했던 박 보좌관의 정무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도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황 교수의 언급 자체에 대해선 당장 할 말이 없다"며 "줄기세포 진위와 상관없이 정부와 여당은 생명공학의 발전이 지속되도록 지원과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도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황 교수로부터 확인하기 전까지는 믿고 싶지 않다"며 "허탈감에 빠진 국민을 어떻게 달래고 위로해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여야 의원 40여 명이 결성한 '황우석 교수와 함께하는 국회의원 모임' 회원이자 '난자기증재단' 이사로 활동 중인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보도 내용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아직은 믿고 싶지 않다. 황 교수 쪽 말씀을 직접 들어야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닐라=최훈 기자, 이정민.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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