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IS 재검토 파문] "97% 입력한 자료 도로 옮기라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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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CS가 한시적으로나마 NEIS를 대체할 수 있는가. 교육인적자원부는 NEIS 시행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내려지는 연말까지 고2 이하 학생의 교무.학사 등 3개 영역 업무를 CS로 운영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선 학교 정보담당 교사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많은 학교가 종전의 CS로 돌아가는 것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근거는 무엇인지 김형운(과천여고).강준석(영도중).정연일(공릉중).윤준수(석천초)교사 등 정보담당 교사들이 전하는 학교 현장에서의 CS 상황을 정리한다.

우선 전체 학교의 97%가 NEIS로 행정자료를 이관해 둔 상태다. 이 자료를 다시 CS로 이관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CS나 단독컴퓨터(SA)의 데이터베이스(DB)를 완전히 지우고 다시 역이관해야 하는데 학교에서 이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교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또 역이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시일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에 대한 검증과 이관 후 자료에 대한 점검, 누락자료 정리 작업이 학기 중에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CS 운영자들의 자질 문제도 거론된다. CS 운영자는 자료의 신뢰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공립학교의 경우 특히 업무분장 때 교사들이 서로 정보담당 업무를 기피하는 바람에 신규 교사들이 맡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유닉스 등 CS 운영시스템 등에 익숙지 않아 서버에 입력되는 자료의 정상 여부에 대한 수시 점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상당수 정보담당 교사들이 CS업무를 거부할 태세여서 CS 운영 자체가 제대로 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CS는 해킹 등 정보 유출 우려가 높다고 정보담당 교사들은 말한다.

전체 1만1천여개 학교 가운데 침입차단시스템(방화벽)을 설치하지 않은 학교가 절반이 넘는 5천6백45개교에 이르는 실정이다. 기존 서버가 노후해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경기도의 경우 CS를 폐기했거나 노후해 새로운 서버를 설치해야 하는 학교가 9백21곳이나 된다. 서울지역에서도 3백개 학교가 새 서버를 사야 하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CS를 사용하라고는 했지만 NEIS 시행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CS를 보완하거나 새 서버를 설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일선 학교들은 정보 유출에 무방비로 노출된 가운데 CS를 사용하거나 수기(手記)로 학생부 등을 작성해야 할 형편이다.

실제로 현재의 CS는 사용자 ID와 비밀번호만 알면 CS서버의 업무에 접근할 수 있다고 한다. 인터넷에 공개된 스니핑(snipping) 도구(tool)만 이용하면 교직원.학생 등 내부 사용자는 쉽게 다른 사람의 ID와 비밀번호를 획득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해 CS에 접근해 자료를 변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CS는 또 주요 데이터와 화면의 암호화가 안돼 있어 학생의 자료와 기타 정보를 해킹하기 쉽다고 교사들은 전한다.

한편 전교조는 "CS시스템 재가동에 따라 추가 입력작업이 발생할 수 있으나 역 컨버전 프로그램의 개발로 재입력에 따른 잡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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