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진학가이드] 외고 구술면접 준비 이렇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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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 페르마 본원장

구술면접은 미로찾기다. 출발점과 끝점이 분명히 있는데 단번에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중학교 과정을 바탕으로 출제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배우지 않은 내용은 절대로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배운 지식을 단편적으로 묻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아는 공식, 아는 문법, 아는 지문이 마구 버무려져 나오기 때문에 여러 방향으로 생각해 보지 않으면 풀어낼 수가 없다.

처음 외고를 준비할 때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창의사고력이다. 이는 수학과는 다르다. 하지만 수리적 사고 능력을 바탕에 두지 않고는 접근이 어렵다. 통합 교과 지식을 통한 학생의 창의성과 사고력을 측정하는 창의사고력 유형에서 기호나 도형은 없다. 지문에서 추리사고력과 응용력을 한꺼번에 요구하기 때문에 계산 위주로 공부한 학생들이 적지 않게 당황하는 것이다. 얼마 전 서울대에서 발표한 예시문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논리적 사고력은 대학 입시와도 직결된다. 대부분 외고에서도 점점 창의력 문제의 비중이 커지고 있고 영어 등 타 과목에서도 사고력 유형의 문제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창의사고력은 연습이 필요하다. 암기에 의한 지식을 묻는 문제가 아니다. 창의력은 응용 가능한 범위가 대단히 넓고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이 많다. 연습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서둘러 진도를 나가고 공식을 아무리 많이 외워도 시험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주 접해서 어떤 지문이 나오더라도 출제 의도와 적용 범위를 간파할 수 있어야 한다. 구술면접은 시간 싸움이기도 하다. 적절한 시간 안배가 중요한데 창의사고력은 문제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창의사고력을 키우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우선 무조건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한다. 겨울방학을 이용해 현재 학년의 진도를 훑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등학교부터는 초.중학교 과정과 유기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소홀히 하면 합격 뒤에도 내신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기초를 확실히 한 뒤에 심화학습과 창의사고력 훈련, 수리논술을 하는 짜임새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

보편적으로 외고 지원 학생들의 영어 실력은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올해는 전년에 비해 전체적으로 긴 지문을 빠른 속도로 제시해 평소 기출문제보다 어렵게 느낀 학생이 많았을 것이다. 따라서 영어 듣기는 집중력에서 판가름난다고 할 수 있다. 평소 메모하며 듣는 습관을 들여놓는 게 도움이 된다. 기출문제를 많이 접해 보면 각 학교만의 특색을 알 수 있다. 다만 학교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점점 난이도를 높일 것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기출문제는 유형 파악에만 활용하고 그것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시사성 사회 문제는 올해의 경우 평이한 수준의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이 분야의 출제 목적은 지식이 아니라 분석과 판단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학교 수업에 충실하되 자신의 견해를 다양하게 발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신문 읽기와 독서는 필수 요소다. 무엇을 알아내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생활화된 읽기 연습은 문제의 요지와 의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기본 훈련이다.

신동엽 페르마 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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