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의 9000여 점 북한 동포에 기증한 고주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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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한 속옷 대리점 주인이 북한 동포에게 보내달라며 겨울 내의 9000여 점(8000여 만원 상당)을 기증했다.

서울 개봉동에서 쌍방울 브랜드 '트라이' 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고주현(45)씨가 그 주인공이다. 고씨는 쌍방울이 1일부터 진행 중인 북녘 동포 내의 보내기 캠페인에 겨울 내의를 기부했다. 그가 내놓은 9000여 점은 지금까지 쌍방울에 접수된 5만5000여 점의 약 6분의 1이나 되는 분량이다. 고씨는 "북한에 숙부님들께서 살아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내복을 입고 따뜻하게 지내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사재를 털고 재고를 더해 기증했다"고 말했다.

고씨의 부모는 황해도 옹진군(당시)이 고향으로 한국전쟁 때 월남해 결혼했다. 1999년 타계한 고씨의 선친은 평소 자녀들에게 "내가 죽더라도 북에 살고 있을 동생(고씨의 숙부)들을 꼭 찾아보라"고 신신당부를 했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도 북한에 내의를 보낼 일이 있으면 아낌없이 기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방울(www.sbw.co.kr)은 15일까지 북한에 내의 보내기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내의 1벌을 기증하면 쌍방울이 그만큼의 분량을 더해 23일 북한에 보낸다는 계획이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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