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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핏발 선 '눈싸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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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 주말 LG전자의 차세대 스마트폰 G4의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LG이노텍 광주광역시 공장. 생산라인에선 눈만 내놓고 온몸을 방진복으로 무장한 직원들이 모듈을 생산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공장에 들어가려면 방진복·방진화·방진모·마스크에 장갑을 2개나 착용해야 한다.

 화장을 하거나 썬크림이라도 바른 방문객은 얼굴을 씻어낸 후에야 출입이 허용됐다. 이후에도 추가로 7차례의 이물질 제거 절차를 거치고, 정전기를 없앤 뒤에야 생산라인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LG전자가 이같은 생산라인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얼마나 까다로운 공정을 거쳐야 G4의 ‘눈’인 카메라가 탄생하는 지를 직접 보여주려는 의도였다.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이 제품의 구매를 결심하는 핵심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화면이나 이용자경험(UX) 등으로는 제품 차별화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제조사들도 ‘카메라’ 성능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10일 출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S6’가 강조한 것도 바로 카메라 기능이다. 후면 1600만 화소, 전면 500만 화소의 해상도에 역광에서도 사진이 잘 나오게 하는 HDR 기능을 얹었다. 홈버튼을 2번 두르면 0.7초 만에 사진촬영 모드로 전환하고, 움직이는 피사체를 자동으로 추적해 초점을 맞추는 기능도 갖췄다. 이달 29일 출시하는 LG전자의 G4도 카메라를 승부수로 띄웠다. 해상도는 후면 1600만, 전면 800만 화소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빛이 부족해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조리개 값을 F1.8까지 낮췄고, 레이저오토포커스(LDAF)를 탑재해 빠르게 초점을 빠르게 맞출 수 있다. 중국의 화웨이도 신형 스마트폰 P8에 전면 800만 화소의 해상도를 장착해 ‘셀카’에 관심많은 소비자를 노렸다.

 2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휴대전화에 카메라가 탑재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당시에는 최고 35만 화소에 20장 정도를 촬영할 수 있는 게 전부였다. 그러나 2010년부터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카메라가 핵심 기능으로 떠올랐다.

 이젠 전문가용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에나 들어가던 손떨림 보정(OIS)은 이제 스마트폰의 기본 기능이 됐다.

앞으로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 경쟁은 화소나 조리개 같은 기본 성능 중심에서 새로운 추가 기능을 겨루는 구도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개의 카메라 렌즈를 활용해 3차원(D) 영상을 촬영하거나 입체영상 등을 찍는 기능이 업계에서 주목하는 미래 기술이다. 유동국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개발팀 책임연구원은 “셀카봉 없이도 일정 거리에서 떨어져 촬영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광각’ 기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최근 소형 카메라 전문 기업인 이스라엘의 ‘링스 컴퓨테이셔널 이미징’을 인수했다. 이 회사는 배경화면을 자동으로 없애주고, 사물의 깊이를 측정해 3차원 이미지 맵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가진 회사다. 업계에선 애플이 인물사진에서 배경 화면만 없애 스튜디오 사진처럼 바꾸거나, 얼굴인식 기능 등을 카메라에 구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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