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 『다라니』, 불교비판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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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습작과 지평」사에서 발행한 17인시집 『마침내 시인이여』에 수록된 김지하씨의 장시 「다라니」가 최근 불교계 일각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데 대해 이시집의 편집인인 시인 신경임·이시영씨와 「습작과 지평」사 발행인 김윤세씨는 7일 그들의 입장을 밝히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장시「다라니」는 불교자체를 비판한 시가 아니고 오히려 대승적인 불교의 진리를 바탕으로 불교세속화과정에서 사형된 인간의 비리를 사회풍자의 형태로 쓴 시로서 요즘 불교계 일각에서의 물의는 저자·편자·발행자의 본의와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성명은 이어 『이 작품은 김씨가 집필중인 방대한 규모의 작품 「대설」의 둘째대목 가운데 일부로서 이사실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한 오해가 있었으리라 짐작된다』면서 「다라니」의 자유분방하고 더러는 충격적인 문제는 「대설」특유의 일관된 양식이며 이 작품의 일부인 「남」의 둘째대목에서 저자는 불교뿐 아니라 기독교·유교·회교·도교등 각 고등종교에 대한 문명사적 관점에서의 비판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선의의 오해는 『대설남』이 발표되면 저절로 풀릴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문화작품에 대한 진지한 비판은 지반을 막론하고 환영하는 터이나 근거없는 오해를 지속시키는 행위는 국가사회나 문단·종교계 그 어느쪽에도 백해무익한 일』이라고 그들의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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