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펀드, 바닥 치고 '꿈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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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올 들어 주가 상승과 주식형 펀드의 강세 속에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 온 채권형 펀드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11개월동안 빠져나가기만 했던 자금이 10월말 바닥을 친 뒤 소폭이나마 늘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6일 현재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51조5650억원을 기록, 11월 21일 기록했던 연중 최저치(51조2770억원)보다 3000억원 정도 늘었다.

이미 시중 금리가 오를만큼 올라 채권 투자를 위축시켰던 금리 급등(채권값 급락)이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5%대로 올라선 금리도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이다.

우리투자증권 전용기 애널리스트는 "현재 AA등급 회사채의 금리가 5.5~5.7% 선으로 3년을 투자할 경우 기대수익률이 20%(복리 계산)에 육박한다"며 "금리 급등 위험이 줄어든 만큼 안정 수익을 추구하는 자금이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8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지만 지표금리인 국고채3년물 수익률은 되레 0.18%포인트 내렸다. 불확실성이 제거된데다 급격한 추가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대우증권 서철수 채권파트장은 "채권시장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 있다"며 "새해가 되면 결산을 마친 법인 자금들이 다시 투자처를 찾는데 이 때 채권쪽으로도 자금 유입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현대증권 거시경제팀 김형권 연구위원은 "아직 미국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한두 차례쯤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채권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본격화 하려면 내년 상반기는 돼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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