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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저 차가운 바닷속 9명 실종자 … 가슴 저며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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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이제 세월호 선체 인양을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선체 인양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1주기인 이날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대국민 발표문’을 통해 “얼마 전 세월호 선체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발표가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의 팽목항 방문은 지난해 5월 4일 이후 11개월여 만이다.

 박 대통령은 “아직도 저 차가운 바닷속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9명의 실종자들과 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며 온다”며 “정부는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민관 합동 진상 규명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해 곧 추가적인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유가족과 피해자들의 고통을 덜어 드리기 위해 피해 배·보상도 제때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오늘 세월호 사고 1주기를 맞아 희생자와 실종자 분들을 진심으로 애도하며 온 국민과 함께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한 뒤 “이제 세월호의 고통을 딛고 역경과 시련을 이겨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길에 나서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팽목항에서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을 직접 만나 위로할 예정이었으나 이들이 분향소를 임시 폐쇄하고 팽목항을 떠나는 바람에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다. 헌화와 분향도 하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바다를 뒤로하고 방파제 위에서 대국민 발표문을 읽었다.

 박 대통령이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 유기준 해수부 장관, 이낙연 전남도지사 등과 함께 방파제 위를 걷고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는 동안 주변에서 추모객들이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을 폐기하라” “세월호 진실을 밝혀라”고 소리쳤다. 박 대통령이 방파제에서 나와 차량에 다시 탑승할 때는 “왜 유족도 없는 팽목항에 왔느냐” “사고 해역에 가야지 왜 해외 순방을 하느냐”는 항의가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40분 출국하려던 일정을 오후 5시로 미루고 청와대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만난 뒤 중남미 4개국 중 첫 순방지인 콜롬비아로 출발했다. 박 대통령은 16~27일 콜롬비아·페루·칠레·브라질을 순방한다.

신용호 기자, 진도=김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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