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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 물렀거라 … 더 정교하고 강해진 명품시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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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텍필립 ‘칼라트라바 파일럿 트래블 타임 Ref.5524’

지난달 말 스위스의 소도시 바젤(Basel)에 1주일 동안 방문객 15만 명이 다녀갔다. 바젤 인구는 20만명 남짓. 도시 인구 전체의 75% 정도가 한꺼번에 바젤을 찾은 이유는 ‘바젤월드(Baselworld) 2015’ 때문이었다. 1년에 단 한번 열리는 세계 최대의 시계 박람회다. 100여 개 나라에서 온 15만 명의 관람객 중에는 최신 시계 트렌드를 파악하려 바젤을 찾은 3000여 명의 기자들도 있었다. week&도 현장을 찾았다. 총 1500개가 넘는 브랜드가 신상품을 소개한 ‘바젤월드 2015’에서 눈에 띈 최신작을 추렸다.

지난주 금요일(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에서 애플의 스마트 시계 ‘애플 워치’가 대중에 첫 선을 보였다. 1년에 수천만대 휴대 전화를 파는 애플이 이달 스마트 시계를 출시할 것이란 뉴스는 이미 지난해 발표됐던 터였다. 올해 바젤월드는 예고됐던 도전을 앞두고 열렸다.

바젤월드 첫 날, 애플의 선제 공격에 대해 ‘태그호이어’·‘브라이틀링’ 등 몇몇 브랜드가 대응책을 발표했다. 스마트 시계 출시 계획이다. 하지만 박람회 전체 분위기는 ‘스마트 시계의 공습’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프랑소와 티에보 바젤월드 집행위원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스마트 시계는 수년 전부터 화두였다. 이를 두고 말이 많았지만 스위스 정통 시계 산업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스마트 시계 소비자와 스위스 정통 시계 소비자는 다르다. 두 분야는 적대적인 게 아니라 공존 가능하다”는 것을 이유로 설명했다. 티에보 위원장의 말처럼 많은 브랜드는 브랜드 각각의 기술적 우수성에 기반한 새 모델을 선보였을 뿐, 스마트 시계에 대한 경계심을 조급하게 드러내지 않는 모습이었다.

역사적 기술이 대표 모델 개발의 바탕

‘바젤월드 2015’ 전경. [사진 바젤월드]

파텍필립(Patek Philippe)·쇼파드(Chopard) 등 최고급 스위스 시계 브랜드는 자사의 대표 기술을 활용한 새 모델을 내놨다. 파텍필립은 스위스 고급 시계 중에서도 ‘최고급 시계의 대명사’로 불린다. 이 브랜드 신상품은 다수의 매체에서 ‘바젤월드 2015 최고의 시계’로 꼽혔다. 그 중에서도 ‘칼라트라바 파일럿 트래블 타임 Ref.5524’는 비행사 시계의 특징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모델이다. 항공·자동차 분야의 정밀 기계 기술과 시계 제작 기술은 예로부터 전통을 공유해 왔다. 정확한 시간·위치 측정이 세 분야의 핵심 과제였기 때문이다. 비행기 조종사의 필수품이던 ‘파일럿 워치’가 파텍필립 같은 브랜드 역사에 중요한 이유다.

새 모델은 2개의 시침이 각각 다른 시간대를 나타낸다. ‘트래블 타임’ 기술이다. 파텍필립은 1959년 세계 최초로 이 기능 특허를 얻었다. 새 시계의 태엽은 실리콘의 일종인 ‘실린바(Silinvar)’로 돼 있어 시간 오차를 줄여 준다. 하루 최대 오차는 평균 -3~+2초에 불과하다. 시계 장식은 역사성에 재미를 더해 완성했다. 전통적인 파일럿 시계 색상인 검정 대신 파랑을 썼다. 30년대 미군 전투기 색상에서 따온 것이다. 시곗줄은 정통 항공 시계 형태다. 갈색 송아지 가죽에 흰 실로 꿰맨 자국, ‘스티칭’ 장식이 돼 있다. 이밖에도 쇼파드는 브랜드의 역사성을 간직한 ‘레귤레이터(regulator)’ 모델로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하단 기사 참조)

밸앤로스 ‘BR01’의 10주년 기념 모델

브랜드 ‘벨앤로스(Bell&Ross)’는 자사의 기념비적 무브먼트(동력장치) ‘BR01’의 10주년을 기념한 모델을 대표작으로 세웠다. 500개 한정판이다. 벨앤로스는 항공 계기판에서 영감을 얻은 네모난 시계로 명성을 얻었다. 2005년 첫 선을 보인 BR01부터다. 10주년 기념 모델에는 최첨단 세라믹 소재를 써서 10년 전 모델을 기념하면서 현대성을 더했다. 고온·산성·부식·침식 등에 강한 세라믹은 로켓의 방열판에도 사용된다. 벨앤로스의 세라믹은 다이아몬드 만큼 강성이 뛰어나 내구성이 우수하며 스테인리스스틸보다 가볍고 손목 피부에 자극도 덜하다. 시계판에는 6시 방향에 10주년을 기념하는 장식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브랜드 정체성 강화가 과제

순서 왼쪽에서 오른쪽

페라가모 ‘바리나’ , 펜디 ‘셀러리아’

최근 수년간 시계 시장의 경쟁이 격화하면서 기술·자본을 갖춘 대형 시계 업체들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확대하고 있다.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면 어떤 형태의 시계라도 팔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러 갈래로 상품군을 다양화하기 어려운 시계 브랜드는 독특한 개성으로 무장한 상품들을 내고 있다. 시티즌(Citizen)·페라가모(Ferragamo)·펜디(Fendi) 등이 예다.

시티즌 ‘에코드라이브 새틸라이트 웨이브 F900’

시티즌 아시아담당 사장인 호소가야 나오토는 “다른 시계 브랜드에서 찾을 수 없는 상품을 디자인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2011년 세계 최초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장착한 시계를 내놓은 시티즌은 올해 ‘에코드라이브 새틸라이트 웨이브 F900’을 선보였다. 지난해 발표한 ‘F100’에서 진일보한 시계로 케이스 두께 12.5㎜이며 GPS 신호 수신 시간은 3초 이내다. 시계 몸체와 줄은 슈퍼티타늄 소재로 돼 있다.

페라가모는 ‘바리나(Varina)’를 들고 나왔다. 명품 브랜드 페라가모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리본 장식 ‘바라(Vara)’를 시계 장식에 적용한 모델이다. 시계를 빼고 금속장식을 대신 끼워 팔찌로도 찰 수 있다. 복숭아색, 진홍색, 샴페인색 등 다양한 색상의 시곗줄로 멋을 낼 수 있게 돼 있다.

브랜드 펜디는 ‘셀러리아(Selleria)’로 승부수를 던졌다. 명품 브랜드 펜디의 대표 가방인 셀러리아의 특징을 시계 디자인에 반영한 모델이다. 이탈리아 로마에 기반을 둔 펜디는 로마 지역 장인들의 기술로 시곗줄 장식을 완성했다. 시곗줄은 송아지·악어·도마뱀 등 다양한 가죽 소재로 돼 있어 선택폭이 넓다.

‘쇼파드’의 공동회장 슈펠레
“고급 시계는 기술 뛰어나고 아름다워야”

‘쇼파드’의 공동회장 슈펠레

“고급 시계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는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보존되는 상품을 원한다. 유행에 편승해 나왔다 사라지는 것 말고.”

스위스 고급 시계·보석 브랜드 ‘쇼파드(Chopard)’의 공동 회장 카를-프리드리히 슈펠레(Karl-Friedrich Scheufele·57·사진)의 말이다. 슈펠레 회장은 아버지 카를 회장에 이어 쇼파드 시계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보석 분야는 여동생 캐롤라인이 회장을 맡고 있다.

바젤월드에서 만난 그는 “쇼파드는 수십개 시계 브랜드를 보유한 큰 회사들과 다르다. 가족이 경영하는, 독립적으로 남아 있는 몇 안되는 최고급 시계·보석 회사”라고 말했다.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고급 시계 시장은 스와치·리슈몽·LVMH 등 여러 브랜드를 거느린 명품 그룹이 주도하고 있다. 슈펠레 회장은 “쇼파드는 거대한 자본력이 (최고급 시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브랜드”라며 “그들과 경쟁하며 전세계에 매장을 열고 우리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1860년 스위스에서 창립된 쇼파드는 지난 2010년 150주년을 맞았다. 1998년 프랑스 ‘칸영화제’의 공식 파트너가 됐고 황금종려상 트로피 디자인을 맡는 등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스위스에는 훌륭한 시계 브랜드가 정말 많다. 회사가 크든 작든 아주 매력적인 고급 시계를 만들고 있다. 그러니 대단한 전문가 아니면 어떤 제품이 어떻게 좋은지 그 차이점을 알 수 없을 정도다.

“시계 제작 기술이 (전자 산업처럼) 2~3년에 한번씩 혁명적인 발전을 이루진 않는다. 하지만 브랜드 사이에 기술력 수준에선 엄연히 차이가 난다. 또 고급 시계는 기술적 우수성과 미적 완성도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눈부신 디자인이지만 그에 맞는 기능을 못할 수도 있다. 기술은 좋은데 부품 하나 하나를 다듬는 미적 완성도가 떨어져서도 곤란하다.”

-1996년 쇼파드 자체의 시계 동력장치(무브먼트) 생산시설(매뉴팩처)을 마련했다.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이유는.

“최고급 시계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으려면 자체 생산시설이 있어야 한다. 또, 경영뿐 아니라 제작 단계에서도 독립성을 유지하고 싶었다. 보석 분야에서도 최상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브랜드는 재료 가공부터 제품 완성의 마무리 과정까지 수직 통합한 극소수의 시계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결국 최고급 시계 소비자는 자신의 개성과 딱 맞는 브랜드를 찾는다. 그들은 특정 브랜드의 정체성, 즉 DNA를 사고 싶어한다.”

쇼파드 ‘L.U.C 레귤레이터’

슈펠레 회장의 지휘 아래 쇼파드는 올해 ‘레귤레이터(regulator)’ 모델을 들고 바젤월드에 나왔다. ‘쇼파드 L.U.C 레귤레이터’다. 레귤레이터는 쇼파드 브랜드 역사에서 한 장을 차지한 대표 기술이다. 흔히 레귤레이터는 시침이 시계판 정중앙에 고정돼 있지 않은 것을 지칭한다. 시계의 기본 작동 원리는 태엽과 톱니바퀴가 맞물려 시침·분침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시침과 분침은 원 혹은 사각형의 정중앙에 고정돼 있는 것이 보통이다. 위치를 다른 곳으로 옮기면 태엽·톱니바퀴 조합을 다시 설계해야 하므로 복잡한 과정이 추가된다. 하지만 레귤레이터는 시계 제작 업체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었다. 상품화하는 모든 시계의 시간을 맞출 표준 시계가 필요했는데 여기엔 시침·분침·초침이 따로 보여야만 했기 때문이다.

쇼파드 ‘해피스포츠 30㎜ 오토매틱’

‘쇼파드 L.U.C 레귤레이터’는 스위스 플러리에(Fleurier)에 있는 매뉴팩처에서 생산됐다. 9일 동안 동력을 유지하는 ‘파워리저브’ 기능도 갖췄다. 12시 방향에는 파워리저브 표시 장치, 3시 방향에 시간창 등이 있다.

레귤레이터가 대표 남성 시계라면 ‘쇼파드 해피스포츠 30㎜ 오토매틱’은 여성용 대표작이다. ‘해피스포츠’ 모델은 93년 처음 나왔다. 슈펠레 회장의 여동생 캐롤라인이 디자인 총괄을 맡았다. 여성 시계로는 처음으로 다이아몬드 장식에 스테인리스 스틸 시곗줄이 적용됐다. 작은 다이아몬드가 시계판 위에서 굴러 다니는 현대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올해 새로 나온 모델은 같은 컨셉트지만 시계 직경이 30㎜로 이전보다 작아졌다.

그라프 │ 다이아몬드로 장식해 보석보다 빛나

그라프

‘그라프(Graff)’는 본래 최상 품질의 다이아몬드 원석을 사용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다. 진귀한 보석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시계가 최상위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을 알아 챈 이 브랜드는 지난해부터 바젤월드에 참여해 왔다.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시계 각각에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최상급 다이아몬드 장식이 필수로 적용돼 있다.

그라프는 최고급 시계 시장의 라이벌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모델의 ‘컴플리케이션(complication)’ 시계를 내놨다. 시간 오차를 줄이는 투르비용(tourbillion), 달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문페이즈(moon phase) 등 고급 시계 장치를 복합한 시계를 컴플리케이션 워치라 부른다.

여성용 시계에도 고급 기능을 강조한 그라프는 화려한 다이아몬드 세공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다이아몬드 장식이 브랜드의 기본이면서 차별점인 셈이다. ‘그라프 디스코 버터플라이’는 손목에서 나비가 춤을 추는 모델이다.

작은 다이아몬드 조각 ‘파베’가 촘촘히 박힌 시계판 위로 루비·에메랄드·사파이어 등 유색 보석으로 된 나비가 살짝 떠 있는 디자인이다. 나비 모양은 시계를 찬 사람이 손목을 움직일 때마다 빠른 속도로 회전해 마치 나비가 디스코를 추는 것처럼 보인다. 이 밖에도 ‘그라프 플로랄 투르비용(사진)’은 여성 시계로는 큰 사이즈인 42㎜로 나왔다. 보통 여성 시계는 직경 30㎜ 내외다. 72시간 동력 저장 기능(파워리저브)이 있다. 시계 테두리인 베젤 자체가 꽃을 형상화한 모양으로 이 작업에만 2500시간이 소요된 모델이다. 그라프 시계 부문 최고경영자인 미셸 피틀루는 “여성 고객들은 보석으로 치장한 시계뿐 아니라 투르비용처럼 기술적 혁신을 보여주는 상품에 더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이코 │ GPS로 정확한 시각표시하고, 듀얼타임 기능까지 더해져

세이코

시계 브랜드 ‘세이코(Seiko)’의 하토리 신지 회장은 “이제부터 세이코에 재미와 활기, 즐거움이라는 새로운 감각도 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토리 회장의 말처럼 세이코는 최근 내놓은 신제품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2012년 발표한 ‘아스트론 GPS 솔라’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장착한 시계로 태양열 충전 방식을 갖춰 주목을 받았다. 첫번째 모델의 동력장치(무브먼트)였던 7X는 지난해 크로노그래프(chronograph·1초 이하의 시간을 재는 장치)가 더해진 8X(사진)로 진화했다.

올해 새 모델은 2개의 시간대를 한꺼번에 표시하는 ‘듀얼 타임 무브먼트’로 나왔다. 자동으로 날짜를 표시해주는 퍼페추얼캘린더(perpetual calendar) 기능도 있어 2100년 2월 28일까지 날짜 조정이 필요 없다. 각기 다른 특징이 있는 8개의 모델로 나왔다. 티타늄 소재 5가지와 스테인리스스틸 3종류 등이다. 8개 모델 외에 다이얼이 자개로 된 한정판도 출시될 예정이다.

세이코는 브랜드 역사에 남은 기념비적 시계도 새롭게 선보였다. 세이코에서 낸 다이버용 시계 ‘마린마스터’ 시리즈다.

세이코가 다이버 시계를 처음 만든 건 1965년으로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전세계 700개 한정판으로 생산할 예정인 ‘마린마스터 프로페셔널 1000m 하이비트 36000’은 일체형 티타늄 케이스로 돼 있다. 파워리저브 55시간으로 ‘8L55’ 무브먼트를 장착했다.

이밖에 세이코는 지난해 바젤월드에서 소개한 ‘프로스펙스’ 모델의 새 버전도 공개했다. ‘랜드 스포츠를 위한 프로스펙스 키네틱 GMT’다. 등반가·모험가를 위한 야외 활동용 시계다. 시계에 나침반이 탑재돼 있어 편리하다. 배터리 교체가 필요 없다.

오리스 │ 형광물질 시계바늘 물에서도 잘 보여

오리스

111년 전통의 스위스 시계 브랜드 ‘오리스(Oris)’는 지난해부터 독일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Audi)와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아우디 스포트’와 협업해 내는 한정판 시계다.

올해 새로 내놓은 ‘오리스 아우디 스포트 한정판 II(Oris Audi Sport Limited Edition II·사진)’는 ‘아우디 R18 e트론 콰트로(Audi R18 e-tron quattro)’를 기념하는 디자인이다. 자동차 외관의 윤곽이 시계 뒷면 케이스에 새겨져 있다. 티타늄을 소재로한 시계는 자동식 크로노그래프를 장착했다. 자동차 경주 레이서가 경기 시작 후부터 진행된 시간을 측정하는데 쓰는 기능으로 설계됐다. 3시 방향에 날짜와 요일창이 들어가 있다.

오리스는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심미적 우수성에도 주의를 기울여 새 모델을 디자인했다. 전체적으로 검정빛을 띄도록 해 새로운 시계 자체의 정체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도록 했다. 시계 테두리 베젤은 긁힘을 막아주는 검정색 세라믹으로 처리하고 여기에 분 단위 눈금을 그었다. 검은 색으로 차분한 전체 시계 분위기에 초침을 빨간색으로 해 포인트로 활용했다. 올 6월 대중에 첫 선을 보일 이 시계는 2000개 한정판이다.

또 오리스는 65년 처음 출시한 다이버용 시계를 기념하는 모델도 냈다. ‘오리스 다이버즈 식스티-파이브(Oris Divers Sixty-Five)’다. 외관은 50년전 모델과 매우 흡사하지만 현대적인 기술을 접목해 재탄생했다. 강철 케이스 뒷면에는 65년 제품과 동일한 오리스 마크가 새겨져 있다. 직경 40㎜의 이 모델은 부식 방지 처리를 한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가 적용돼 있다. 물 속에서도 시계가 잘 보이도록 시계판을 무반사 코팅 처리하고 시계 바늘에는 특수 형광물질을 입혀 가독성을 높였다. 베젤은 양방향으로 돌릴 수 있는데 검정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베젤에 분 단위 눈금이 상감 기법으로 새겨져 있다.

바젤=강승민 기자 quoiqu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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