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들이 가르치는 영어회화|″재미있고 공부도 더 잘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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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어머니 16명이 매주 월요일 자원하여「한시간 선생님으로 나서서 5, 6학년 어린이들에게 영어회화를 가르친다.
서울교대 부속국민학교 특별활동 시간에 어머니가 가르치는 영어회화 시간은 다른 어떤 수업보다 진지하고 재미있는 시간이다. 1시간 수업동안 생활영어를 중심으로 한 두 가지 영어표현과 6∼7개의 단어를 배운다. 81년 말부터 불기 시작한 국민학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조기영어교육이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여건에서도 이 학교는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5, 6학년 어린이를 1반에 30명씩으로 나눠 총16반이 운영되는데 단란한 분위기에서 수업이 진행된다. 올바른 발음과 억양을 익히고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 연습 하고 노래를 통해 표현을 배운다.
어머니교사와 어린이간에 질문과 대답, 짝지어 대답하기, 여러가지 게임 등이 주된 학습 방법이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이 영어회화 교실은 올해에도 지난2일 다시 시작됐다.
영어회화 교실은 이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두고 있는 16명의 어머니 영어교실 자원강사에 의해 운영된다. 이들은 매주 월요일 수업에 들어가기 1시간 전에 모여 그 날 가르실 것을 미리 협의하며 같이 공부하고 수업이 끝나면 자체평가회도 갖는데, 대부분 대학교 영문과 출신이다.
교장 서성옥씨(50)는『공립학교라서 조기영어교육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어머니들이 자진해 직접 영어교육에 나서주어 회화 테이프 듣는 선에 그쳤던 영어교육이 크게 향상됐다. 학생들도 매우 열심이다.』고 말한다.
2일 하오2시 6교시 특별활동시간-. 기다려지는 영어회화시간이 되었다.「어머니 선생님 과 학생들 사이에 영어인사로 수업은 시작되었다. 이어 영어인사 노래를 반복해서 부른 뒤 그 날 공부에 들어갔다.
지난해부터 어머니들에게서 영어회화를 공부해 왔다는 임정미양(12·6년)은 『월요일·영어회화시간이 기다려져요. 어머니들께서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시니까 실력이 많이는 것 같아요. 집에서 테이프로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나아요.』라고 말한다.
어머니 영어교실 자원 강사 회장인 최병오씨(45·여)는 이대 영문과 출신으로 수년간 일선 중·고교 영어교사 경험을 바탕으로 영어교재를 직접 만들어 학교에 제공하고 있고, 서울 반포 국민학교에서도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최씨는 『우리 애들에게 가르치는 것으로 생각해 더욱 애정이 간다. 어머니들도 묵혀놓은 자기 능력 개발이라는 면에서 큰 보람을 찾고있는 것 같다』며 『애들을 가르치다 보니 자녀교육문제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되고 선생님들의 고충을 이해하게 되었다.』며 흐뭇해한다.

<양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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