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박 대통령 위기 때면 항상 정면돌파 … 이번에도 그럴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북한, 헝가리 모델 배워야” 박근혜 대통령과 야노시 아데르 헝가리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정상 회담을 위해 회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장과 경제성장 병진정책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헝가리의 성공적인 체제 전환 경험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야노시 아데르 헝가리 대통령, 물라투 테쇼메 에티오피아 대통령과 연이어 정상회담을 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2일부터 사흘째 정상외교로 일정을 채웠다. 제7차 ‘세계 물포럼’ 참석차 방한한 정상들이 대상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아데르 대통령과 회담에선 “(북한의) 핵무장과 경제성장 병진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대해선 아무런 메시지가 이날 청와대로부터 나오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12일 ‘법과 원칙에 따라 성역 없이 엄정히 대처하라’라고 한 후 이 사안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사실 관계를 떠나 현직 국무총리,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한꺼번에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심경은 어떨까. 박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하는 청와대 참모진을 통해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 박 대통령의 반응이 어떤지 들어봤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겉으론 미동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사태가 돌아가는 것을 보고 속은 얼마나 상하고 복잡하겠느냐만은 공식 행사장 밖이나 집무 중일 때는 전혀 흔들림이 없다”며 “일에 몰두하면서 잡념을 없애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속으로야 마음이 불편하겠지만 겉으로는 차이가 없어 보인다”며 “힘들면 힘든 만큼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도 정면돌파해 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퍼스트 레이디 시절 엄청난 고난과 절망을 거치면서 그 자리에서 섰다”며 “어떤 사태가 벌어지면 참모들은 이런 궁리, 저런 궁리를 하지만 박 대통령은 항상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청와대 인사도 ‘정면돌파’를 점쳤다. 이 인사는 “정면돌파라는 게 결국 성역 없는 수사 의지”라며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진상 규명에 나선 뒤 그 결과에 따라 원칙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당 출신의 한 참모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상 성역 없이 수사하라는 것이 마음 그대로일 것”이라며 “평소 돈 문제에 대해 엄격한 것은 잘 알려지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을 오래 보좌해온 인사는 “큰일 났다고 걱정만 하기보다는 ‘참 고쳐야 될 것이 너무 많구나, 차제에 바꿔놔야 한다’, 딱 그 심정일 것”이라며 “다만 공무원연금 개혁 등 주요 국정 과제를 추진하는 데 동력이 떨어질까 우려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박 대통령은 16일부터 콜롬비아·페루·칠레·브라질 등 중남미 4개국 순방에 나선다. 박 대통령은 출국 전 세월호 추모 행사를 하고 떠날 예정이다.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전대미문의 권력형 비리 게이트가 터졌는데 박 대통령이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해외 순방을 가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순방 연기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해외 순방은) 우리 정부가 대외적으로 약속해서 하는 국가적인 사업들”이라며 “연기해야 할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보고 예정대로 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이번 순방에는 모두 125개 사가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박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경제 협력 분야를 신성장 분야로 다각화하고 협력 방식도 다양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안종범 경제수석은 “중남미는 굉장히 큰 구매력을 갖춘 신흥시장일 뿐 아니라 세계시장 성장축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중남미 시장과 연계성을 강화하면 우리 경제의 활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