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글로벌 출자전환 1조이상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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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SK글로벌의 회생을 위한 자구계획을 채권단이 제시한 마감일인 26일까지 제출하지 않았다.

26일 채권단에 따르면 SK그룹에 대해 이날까지 SK㈜의 출자전환 규모를 보강한 자구계획안을 제출토록 요구했으나 SK측이 주주들을 설득하기 힘들다며 출자전환 규모를 줄여달라고 요청해 왔다는 것이다.

SK그룹 측은 SK㈜ 등 계열사들이 SK글로벌로부터 받을 외상매출 채권 중 1조원만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 계열사들이 SK글로벌로부터 받아야할 외상매출 채권은 2조원이지만 이중 채무 5천여억원을 빼면 순 외상매출 채권은 1조4천억원 수준이다.

그룹측은 이를 위해 채권 은행장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출자전환을 적게 하는 대신 SK글로벌의 영업기반을 확대해줘 현금창출 능력을 현재의 2천억원에서 4천억원대로 늘리겠다고 밝히고 있다.

출자전환 규모를 늘릴 경우 소액주주 등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대신 각종 거래를 SK글로벌로 몰아줘 SK의 현금 유동성을 좋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채권단은 "상거래 채권 1조4천억원을 전액 출자전환하지 않는 것은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지않겠다는 뜻"이라며 "SK측이 강도높은 자구안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청산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다.

모 은행장은 "청산하더라도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부채의 36%를 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따라서 청산하는 것과, 회생시킬 때 대손충당금을 50% 이상 쌓거나 추가 자금을 지원해야 하는 것을 비교하면 별다른 차이가 없으므로 청산 가능성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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