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부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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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몇해전부터 등공예를 취미로 배워온 언니가 요새는 부업으로 그 기반을 착실히 닥고 있다. 언니 집에 한번 놀러 가보면 앙징스런 조그마한 소품에서부터 큼직한 일상용품까지 등으로 만든 물건이 가득하다. 실내의 아름다운 소품으로 세련되게 가꾸고자 하는 주부들의 욕망이 언니의 손길을 더욱 바쁘게 해주는 것 같다. 아담한 집 살뜰히 가꿔줘 여러개의 방을 평소에 남편 시중들랴 항상 바쁠텐데 그런 중에서도 언니는 하루 여러시간 틈내어 작업에 임한다. 부드럽던 손은 많이 거칠어졌지만 열심히 짜고 있는 언니의 옆모습을 쳐다보노라면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존경심마저 든다.
전에 『하고 싶다면 가르쳐 줄께』하던 것을 『아유, 저렇게 어려운 걸, 난 손재주 없어 못해』하고 배우길 거절했던 것이 이제야 후회된다. 엊그제 큰마음먹고 한번 해 보았던 것이 아주 예쁘장한 사각바구니가 되었기 때문이다. 날대에 사릿대 한줄씩 감아 짜 올릴때면 이것이 언제 물건이 될까 싶었지만 한단 한단 짜다보니 어느새 완성이다. 전문가 다 된 언니의 눈으로 보면 미숙한 점이 한두 곳 아닐것이나 처음으로 등나무실로 짜올린 바구니를 이리저리 만져보는 내 마음은 마냥 흐뭇하기만 했다. 그러고보니 손재수 없다고 아예 해보려고도 않은 것이 미련한 것이었고 사람은 누구나 하고자하는 마음과 그에 따른 꾸준한 노력이 제일인 것 같다. 큰바구니·작은바구니, 내가 짠 바구니자매가 나를 보고 웃는다.
언니 덕분에 좋은 취미를 갖게 되었음을 깊이 감사하며 다음 만들 물건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김미숙 서울시 종로구 창신1동 138의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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