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연봉협상」에 짜증이 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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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흥정도 지나치면 추해지는 법이다. 프로야구개막(4월7일)을 한달여 앞두고도 3명의 선수들만이 지리한 연봉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MBC청룡의 강타자 이해창과 투수 이원국 그리고 해태타이거즈의 재일동포 주동식 투수등 3명이다. 4개월째 접어든 이들의 연봉협상에 팬들은 「추한 흥정」이라고까지 말하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프로선수는 돈을 벌기위해 운동을 하지만 도를 넘어선 이들의 줄다리기에 팬들은 식상해지고 있는 것이다. 극한 상황으로 까지 치닫고있는 이들의 요구와 구단의 입장은 어떤것일까.
이해창은 작년 2천4백만원에서 8.3% 인상된 2천6백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당초 25%인상요구에서 후퇴, 마지막 인상선을 제시하고 있다. 『더이상 물러설수 없는 선까지 양보했다. 구단의 결정만을 기다릴 뿐』이라는 것이 이의 입장.
MBC는 이의 작년성적에 비추어 2천4백만원의 현상유지 이상을 해줄수 없다는 태도다. 그러나 지난6일 일본전지훈련을 끝내고 어우홍 감독이 귀국, 최종적으로 중재에 나설 예정이다.
작년 고작 8게임에서 1승1패의 저조한 성적을 낸 이원국은 최저 인하선인 25%에서 협상이 중단돼있다. MBC는 작년 3천만원에서 40%를 깎은 1천8백만원을 제시하고 있다. 프로아구협약은 25%이하로 연봉을 인하할수 없으나 본인의 동의를 얻으면 25%이상도 가능하다.
주동식과 소속구단 해태는 결별의 마지막 단계에까지 와있다. 주는 작년 3천만원에서 20%인상된 무려 3천6백만원을 고집하고있고 해태는 작년수준 고수를 주장,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해태는 최근 3천3백만원까지 올려 협상을 시도했으나 실패. 해태측은 『돈3백만원이 문제가 아니라 서울에 아파트까지 얻어달라』고 하는 주의 지나친 요구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주는 일본전지훈련동안에 단 하루만 연습에 참가했으며 귀국하지 않은 채 일본에 계속 머물러 있다.
팀의 훈련에도 불참한 채 연봉인상만을 주장하는 선수나, 원만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구단이나, 모두 팬들로부터의 비난을 면할수가 없다. 팬들이 외면하는 프로야구는 존재할수 없기 때문이다. <조이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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