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AIDS 예방교육 빠를 수록 좋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AIDS 예방교육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구호단체 월드비전 차혜선 국제협력실장

세계적인 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의 차혜선 국제협력실장은 지난달 30일 "청소년에 대한 AIDS 예방교육이 시급하다"며 "AIDS는 더 이상 강건너 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월드비전은 최근 서울특별시교육청.유니세프와 공동으로 서울시내 295개 고교 보건교사를 대상으로 청소년 에이즈 예방교육(Lesson for Life)을 실시했다.

이 교육을 받은 보건교사들은 '에이즈의 날'인 12월 1일을 전후해 소속 학교 학생들에게 에이즈 예방법과 감염경로 등을 지도하게 된다.

나이 어린 학생들에게 AIDS 예방교육이라니.

기자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어보이자 그는 "AIDS예방을 위해선 성관계에 노출되기 이전인 청소년기에 미리부터 준비를 해야한다"며 '일부 선진국에선 8살 이하의 어린이들에게도 이같은 교육을 한다"고 설명했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우리 사회의 금기 중 하나인 AIDS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일에는 서울특별시 교육청과 유니세프의 지원이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전 세계 AIDS감염자 수는 이미 4000만명을 넘어섰어요. 내국인 감염자도 3600여명 가량됩니다. 감염추정자까지 포함할 경우 이 숫자는 1만여명으로 늘어납니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AIDS는 폭증 추세에 있지만, 우리 국민들의 AIDS에 대한 이해는 얕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해외여행자유화 등으로 인해 내국인이 AIDS에 감염될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웃 중국의 경우 5년 이내에 AIDS 감염자수가 10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경고가 나온 상태다.

그가 소개한 '한국인 성매수 관광지로 유명한 나라'의 사례는 충격적이었다.

"최근 방문한 A나라의 한 마을의 경우 주민 2000여명 중 100여명의 아이가 AIDS에 감염되거나, AIDS로 인해 부모를 잃은 '감염 위험 아동'이더군요. 그런데 이 나라에선 '한국 남성들에게 무분별한 성매수를 자제해달라'는 한글 포스터를 만들려고 하고있고요…."

인터뷰를 마칠때쯤, 그는 "소원이 하나 있다"고 했다.

"아직 어린 학생들이지만, AIDS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그래야 자신을 지키고 이웃을 지킬 수 있을테니까요."

이수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